"다른 어떤 업종보다 안경산업은 낙후돼 있습니다. 세계 속에 당당하게 내 놓을 수 있는 '코리아 브랜드' 제품이 이제는 나와야 되지 않겠습니까." 김태옥 한국옵티그마 회장(61)의 당찬 포부다. 국내 안경업들은 최근 큰 시련을 겪고 있다. 저가시장은 중국산이 판을 치고 고가시장은 유럽과 일본의 유명브랜드 제품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지난해 간판급 안경업체인 서전이 부도를 내고 중소협력업체들이 문을 닫는 등 국내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김 회장은 국산브랜드 제품으로 안경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시호(SEEHO)'라는 브랜드의 안경 판매점이 최근 40개를 넘어서면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시호는 안경 프랜차이즈명인 동시에 안경 브랜드이기도 하다. 한국옵티그마는 안경 제조 및 도·소매,프랜차이즈 사업을 영위하는 안경 전문업체. 시호안경점은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비롯해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할인점에 입점해있다. 안경테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국내외에서 아웃소싱하고 있다. 김 회장은 "안경은 첨단기술이 접목된 패션산업"이라며 "기술력과 디자인력을 강화하고 기업을 정보화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일환으로 한국옵티그마는 안경업체로서는 보기 드물게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도입해 전국 매장의 매출 현황과 목표,재고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취급하는 모든 제품에 바코드를 적용,서울 청담동 한국옵티그마 본사의 모니터에서 전국 40개 매장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다. 20여년 전 잠실에 자그마한 안경원을 차리면서 안경업에 발을 디딘 김 회장은 90년대 대한안경사협회장을 두 번이나 지내면서 보건복지부를 설득해 자격을 갖춘 안경사만이 안경을 팔 수 있도록 뛰어다니는 등 업계의 '맏형' 역할을 해오기도 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