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46만5000명 늘어나면서 취업자 증가규모가 4개월 연속 40만명을 웃돌았다. 전체 실업률과 청년층(15∼29세) 실업률도 내림세를 보여 고용시장에 서서히 온기가 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구직단념자가 4년6개월 만에 최대치로 불어나고 일용직 근로자 수가 증가하는 등 고용상황이 전반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엔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용시장 '지표로는 청신호'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중 취업자 수는 2284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6만5000명(2.1%) 늘었다. 올 들어 월별 취업자 증가폭(전년 동월 대비)은 지난 4월까지 8만∼26만명 수준으로 부진했지만 5월에 46만명으로 불어난 뒤 4개월째 40만명을 웃돌고 있다. 이로써 올 1∼8월 평균 취업자 증가규모는 30만9000명에 달해 정부의 목표수준(30만명 안팎)을 맞췄다. 신규 취업자가 늘어나면서 8월 실업자 수는 84만3000명으로 전달(88만8000명)보다 4만5000명,1년 전(84만8000명)에 비해서는 5000명 줄었다. 덕분에 8월 실업률은 3.6%로 전월에 비해 0.1%포인트 낮아졌고 청년층 실업률도 8.3%에서 7.4%로 0.9%포인트 하락했다. 개학을 앞두고 구직활동을 중단하는 대학생들이 늘면서 실업률이 전체적으로 내림세를 보였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무늬만'개선? 신규 취업자가 늘어나긴 했지만 아예 구직을 포기한 사람들도 계속 늘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히는 구직단념자는 1년 전(11만1000명)보다 3만7000명 늘어난 14만8000명으로 불어났다. 지난 2001년 2월(14만9000명) 이후 54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통계청 관계자는 "근로 여건이 열악한 직장에 취업하느니 차라리 쉬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구직단념자 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풀이했다. 고용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고용여건이 불안한 '주당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384만6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40.7%(111만2000명) 급증한 반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833만명으로 4.0% 감소했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도 45.8시간으로 2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용직 근로자도 전년 동월 대비 4.5% 늘어나 임금 근로자 증가율(2.9%)을 웃돌았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 질적으로 좋은 일자리가 늘고 있지 않은 만큼 투자활성화가 가속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이호승 재정경제부 인력개발과장은 "경제활동인구와 취업자 수가 모두 한계치에 가깝게 늘어나는 것을 볼 때 고용시장 개선은 뚜렷한 추세"라며 "구직단념자가 늘어난 것도 향후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