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은 지난 8월 실업률이 3.6%로 작년과 같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고용사정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아 모처럼 온 가족이 함께 모이겠지만 직장이 없는 사람들에겐 가족들이 가장 기대하는 '취업'소식을 전해 주기 힘들 것이란 점에서 우울한 한가위가 되지 않을까 안타까운 심정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좀처럼 고용사정이 좋아질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체감경기를 대변하는 도·소매,음식·숙박업의 취업증가율이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제조업 취업자 수도 8개월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지금 경제상황으론 언제 회복세로 돌아설지 속단(速斷)하기 힘든 실정이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수출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어 앞으로도 상당기간 고용개선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청년실업률이 7.4%로 모처럼 크게 떨어졌지만 이것도 개학을 앞둔 학생들이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 나타난 일시적 현상일 뿐이다. 통계당국조차도 청년실업률이 다시 올라갈수 있다고 얘기할 정도다. 게다가 올 하반기 대기업들이 계획하고 있는 신입사원 채용이 예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중소기업들은 사정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어서 청년실업률 해소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어 준다. 이번 실업통계에서 또 한가지 시사(示唆)하는 것은 구직단념자가 14만8000명으로 4년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구직단념자는 자기 학력이나 능력에 비해 근로여건이 나쁜 직장에 취업하느니 차라리 쉬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이들은 눈높이에 맞는 양질(良質)의 일자리가 나타나기 전에는 좀처럼 취업을 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결국 고급 인력이 많아지는 사회에서 고용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취업희망자들에게 자꾸 눈높이만 낮추라고 요구하기 보다는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공급하고자 노력하는 게 우선이다. 물론 중요한 것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기업들의 투자확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이 4.9%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일본이 7년 만에 가장 낮은 4.2%로 떨어진 것도 결국 투자확대에 따른 경제회복의 산물이다. 고용안정을 위해 우리 사회가 무엇을 해야 할지는 이제 분명해 졌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