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낀 베이징‥ 암초만난 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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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4차 6자회담 2단계 회의가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종료시점만을 남겨두고 있다. 의장국인 중국은 이날 오후 전체 대표회의를 소집,18일까지 회담을 종료할 것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4차 6자회담 2단계 회의 사흘째를 맞은 15일 오전 북한과 미국은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회담 속개 후 두 번째 양자협의를 가졌으나 이견을 조금도 좁히지 못했다. 1시간30분가량 진행된 이날 협의에서 북한은 미국에 경수로 건설 제공을 포함한 평화적 핵이용 권리에 대한 신축성을 요구한 반면 미국은 핵폐기 범위에 대해 북한의 태도변화가 있어야 융통성을 보일 수 있다고 맞섰다. 회담 관계자는 "양측이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이날 협의에 앞서 "지금까지 우리는 엉뚱한 것을 테이블에 놓고 얘기했다"며 북한의 경수로 요구에 강한 거부감을 내비쳤다.
우리 정부의 중재 노력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는 이날 숙소를 나서면서 "우리는 북한이 장래에 경수로를 가질 기회의 창을 열어두고 있으며 이것을 얻을 수 있는 절차와 방법,순서 등의 조건을 협의 중"이라며 한가닥 절충 가능성을 얘기했으나 북·미 양측 모두로부터 접점을 도출해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간의 팽팽한 대립이 계속되면서 37일만에 재개된 이번 회담은 '시계 제로'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회담 참가국은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간) 전체회의를 갖고 향후 논의 방향과 회담 지속 여부를 논의했다. 남북한을 제외한 4개국도 이른 시일 내 종료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회담조기 종결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회담 관계자는 "본질적 쟁점에 대한 의견차가 해소될지는 의문"이라며 "자칫 6자 회담 무용론까지 나올 수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베이징=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