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후반 전대협(한총련의 전신) 1~2기 의장을 연속 배출하는 등 학생 운동을 주도했던 고려대 총학생회가 예산 부족에 허덕이는 신세가 됐다. 그간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납부해 오던 학생회비를 올 2학기부터 자율 납부제로 전환한 결과 납부율이 70%대 초반에 머물러 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학생회비를 기반으로 억대 예산을 운용해 온 좋은 시절은 다 지나간 셈. 15일 고려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재원 부족으로 학생회 2학기 최대 행사인 연세대와의 정기전 행사에 메스를 대기로 했다. 매년 3000만원씩 책정했던 응원단에 대한 지원금 규모를 올해는 2000만원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작년 처음 시행해 모처럼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던 부산국제영화제 참관 프로그램도 당초 계획보다 규모를 축소할 방침이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오는 10월 재학생 100여명에게 총 경비의 50% 이상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다녀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고려대보다 앞서 학생회비 자율 납부제를 실시한 서울 S대학 총학생회 관계자는 "스폰서의 비중을 늘리거나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게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