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4차 6자회담 회의 속개 사흘째인 15일 북한과 미국은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두번째 양자협의를 가졌으나 의견차를 조금도 좁히지 못했다. 이날 오후 열린 전체 대표회의에서도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정회한 뒤 16일 전체회의를 속개키로 입장을 정리했다. 16일에도 결론을 내지 못할 경우 회담은 성과없이 종료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북·미 회담 속개후 처음 열린 전체 대표회의 후 북한 대표단의 현학봉 대표인은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의 입장은 (영변의) 흑연감속로를 포기하는 대신 우리에게 경수로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요구사항을 공식화했다. 또 "우리는 허공에 뜬 평화적 핵이용권리가 아니라 구체적인 것을 요구한다"며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이 경수로를 요구함으로써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다"며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회담 관계자는 "양측이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 정부의 중재 노력도 북·미 양측의 팽팽한 힘겨루기를 누그러뜨리는데 역부족인 상황이다.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는 이날 "우리는 북한이 장래에 경수로를 가질 기회의 창을 열어두고 있으며 이것을 얻을 수 있는 절차와 방법,순서 등의 조건을 협의 중"이라며 절충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북·미 양측 모두로부터 접점을 도출해내지 못했다. ◆6자회담 시계제로 북·미간 팽팽한 대립이 계속되면서 37일만에 재개된 회담은 여전히 '안개속'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전체 대표회의는 1시간 40여분동안 진행됐지만 뾰족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일단 하루의 시간을 더 투입키로 했다. 회담 관계자는 "16일까지 결론을 내지 못할 경우 결렬의 모양새를 피하기 위한 기술적 방법으로 휴회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근본적 문제가 해소될지는 의문"이라며 "자칫 6자 회담 무용론까지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베이징=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