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명소중 하나인 다목적 문화센터 '그랑 팔레(Grand Palais)가 12년 간의 재정비 작업 끝에 '유럽 문화유산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17일 다시 문을 열었다. 프랑스 문화부에 따르면 재개장 당일 1만3천명 이상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랑 팔레는 2주간의 재개장 축하 무료 공개 뒤 10월부터 음악 축제, 전시회, 패션 쇼 등 다양한 행사를 본격 유치하며 문화 센터로서의 원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번 행사에서는 평소에는 보기 힘들었던 17세기에 제작된 거대한 지구본 2개가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지구본들은 태양왕으로 불리는 루이 14세의 지시로 1680년대 제작됐고 각각의 지름이 5m, 무게가 2t에 이른다. 이들 지구본은 20세기에 단 한차례 일반에 공개된 것으로 기록됐다. 샹 젤리제 대로와 센 강 사이에 자리한 그랑 팔레는 1900년 만국 박람회를 계기로 세워졌으나 곧바로 구조적인 취약점이 드러나고 1910년 센강 범람 때 피해를 입어 몇 차례 보수를 받다가 1993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공사에 들어갔다. 7천만 유로 이상이 투입된 공사에서는 지하에 2천 개에 가까운 콘크리트 기둥을 박아 건물 전체를 지지했고 1만3천500㎡ 넓이의 중앙 홀까지 햇빛을 이어주는 대형 유리 돔도 복원했다. 그랑 팔레측은 2010년까지 건물 외부및 조각품, 내부 디자인에 대한 추가 정비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에따라 그랑 팔레 재정비 작업에는 총 1억 유로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편 올해로 15번째인 유럽 문화유산의 날을 맞아 9월 한달간 유럽 50여개국의 문화 명소에서는 석기시대 유물 전시에서 2차 세계대전 나치만행 흔적 공개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이벤트가 이어지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