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P 공유기 이용 유죄냐 무죄냐 .. 업체 "사용PC만큼 요금 더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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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A씨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최신 노트북PC를 하나 장만했다.
노트북에는 무선랜이 내장돼 있어 어디서나 무선으로 웹서핑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집에서 노트북PC를 인터넷에 어떻게 연결할 지가 고민이다.
통신회사에 노트북PC용으로 무선인터넷 연결을 신청하기에는 월이용료 이외에 물어야 하는 추가요금이 부담스럽다.
A씨는 결국 용산 전자상가에 가서 5만원짜리 IP(인터넷프로토콜) 공유기를 샀다.
IP공유기를 인터넷모뎀에 연결하니 무선으로 노트북PC가 연결됐다.
집에서 데스크톱PC 이외에 노트북PC를 추가로 그것도 무선으로 인터넷에 연결하는 데 단돈 5만원만 든 셈이다.
A씨가 산 IP공유기에는 무선으로 1대뿐 아니라 유선으로도 PC 4대를 더 연결할 수 있다는 안내문이 쓰여져 있었다.
○IP공유기 이용논란
IP공유기는 이처럼 하나의 인터넷선으로 여러대의 PC에 연결해 쓸 수 있는 기기다.
국내외 업체들이 IP공유기를 만들고 있고 실제로 매달 1만대 이상 팔리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찬반논란이 거세다.
KT나 하나로텔레콤 등은 하나의 인터넷선으로 여러 대의 PC를 인터넷에 연결해 쓰는 것은 '약관 위반'이라고 지적한다.
한 회선으로 여러대의 컴퓨터를 연결해 쓰면 그만큼 인터넷전송속도가 느려진다며 사용하는 PC대수만큼 요금을 더 내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IP공유기업체나 네티즌들은 입장이 다르다.
정당한 요금을 내고 연결한 인터넷 회선을 나눠쓰는 것은 통신업체가 간여할 사항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일부 네티즌은 "집에 배달된 자장면을 여러 명이 나눠 먹는 게 IP 공유기"라고 빗댔다.
○얼마나 쓰고 있나
IP공유기를 많이 쓰는 곳은 중소 기업이나 대학가 하숙집, 여관 등이다.
이곳에선 초고속 인터넷 한 회선을 끌어들인 뒤 IP 공유기를 통해 수십 대의 컴퓨터에 연결,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통신업체 관계자들은 "일부 사용자들이 IP 공유기를 통해 여러 컴퓨터에서 인터넷에 접속하는 바람에 과부하가 걸려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정상적인 가입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KT가 조사한 결과 지난해 9월 기준으로 기업 가입자의 55.1%가 공유기를 사용하며 공유기마다 6.6대의 컴퓨터를 물려 놓고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 가입자는 11%가 공유기를 이용하고 있고 이들은 PC 1대당 1.6대의 컴퓨터를 연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KT 관계자는 "현재 인터넷을 많이 쓰는 상위 5% 네티즌이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50%를 유발해 추가 회선을 확보하는 데 해마다 500억~600억원이 든다"고 주장했다.
○1대 추가연결까지는 무료다
KT는 7월 '추가단말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IP 공유기 요금제를 도입했다.
이는 IP 공유기로 1개 회선에 2대 이상의 PC를 연결할 경우 2대까지는 무료로 하되, 3대의 PC부터는 대당 5000원(당초 1만5000원에서 대폭인하)의 추가 요금을 받는 제도다.
또 최대로 연결할 수 있는 추가 단말기 대수는 3대로 제한했다.
하나로텔레콤도 비슷한 형태의 요금제를 연내에 내놓을 예정이다.
파워콤도 내년 상반기 중 IP공유기 사용에 따른 추가요금제 도입을 계획중이다.
구체적인 요금 수준은 정해지지 않았다.
따라서 연말이나 내년쯤에는 IP공유기 추가요금제가 일반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