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처음 개발된 것은 1947년.그로부터 58년이 지난 지금,우리들은 반도체가 없으면 못 사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PC 노트북 MP3플레이어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등 현대 생활의 필수품이라고 할 만한 모든 전자기기들은 반도체 기술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반도체 기술의 발전은 곧 다양한 전자제품 개발로 이어집니다. 예를 들어 보다 작은 크기에 보다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반도체가 개발된다고 가정하면,손톱만한 크기에 수천곡의 음악을 저장할 수 있는 MP3플레이어도 만들어낼 수 있단 얘깁니다. 때문에 전세계 반도체업체들과 전자제품 생산업체들은 반도체 기술의 변화속도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같은 반도체 기술의 발달을 예측한 이론 중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무어의 법칙'과 '황(黃)의 법칙'이죠. '무어의 법칙'은 미국 인텔을 창업한 고든 무어가 65년에 발표한 이론입니다. 무어는 반도체 기술의 발전 속도를 분석한 결과 "1년6개월마다 하나의 반도체 칩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 수가 두 배씩 증가한다"는 이론을 발표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1년6개월마다 반도체 칩의 저장용량이 두 배씩 늘어난다는 얘기죠.무어의 이론은 수십년 동안 전세계 반도체 업계의 발전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이론으로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무어의 법칙'을 대체하는 이론이 등장했는데 이것이 바로 '황의 법칙'입니다. 황의 법칙의 원래 명칭은 '메모리 신성장론'으로 2002년 삼성전자 황창규 사장이 국제반도체학회(ISSCC)에서 발표한 이론입니다. 황 사장은 당시 학회에서 "PC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산업은 앞으로 휴대폰 PDA 디지털카메라 등의 제품 위주로 발전하게 되며,이에 필요한 메모리반도체의 용량은 1년에 두 배씩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무어의 법칙'이 예측한 반도체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이론인 셈이죠.실제 삼성전자는 99년 256메가비트 메모리반도체를 시작으로 2000년 512메가,2001년 1기가,2002년 2기가,2003년 4기가,2004년 8기가 제품을 잇따라 개발하며 '황의 법칙'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올해 삼성전자는 16기가비트 플래시메모리 반도체를 발표하며 또 다시 '황의 법칙'을 입증해냈습니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황의 법칙'이 들어맞을까요. 황 사장은 이에 대해 "일단 내년에는 32기가비트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확실하다"며 "앞으로도 상당히 오랜기간 '황의 법칙'이 세계 반도체 시장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