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내년까지 벤처투자 안한다 .. 올 펀드 출자액 절반도 못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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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분야 '큰손'인 국민연금이 내년까지 벤처펀드(창업투자조합)에 추가로 출자하지 않기로 했다.
벤처가 살아난다는 기대감에 올해 벤처캐피털의 벤처펀드에 무려 1500억원이나 출자했지만 이들 펀드를 통해 투자할 만한 기업이 별로 없다는 이유에서다.
19일 국민연금관리공단의 고위 관계자는 "올해 벤처펀드가 예정보다 늦게 결성된데다 투자할 벤처기업을 찾기 힘들어 올해와 내년에 열심히 벤처기업에 투자해도 전체 펀드의 50% 정도만 소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70% 이상을 소진해야 다음 펀드에 출자할 수 있다는 운용내규를 감안할 경우 결국 2007년 여름이 돼서야 추가 출자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초까지 호황을 누리던 휴대폰 부품 및 액정표시장치(LCD) 관련 벤처기업들의 이익률이 떨어지며 대체 투자처를 못 찾고 있다"며 "투자대상 기업이 없다 보니 일부 유망한 기업에는 투자자들이 앞다퉈 돈을 대면서 투자가격에 거품이 끼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은 지난 2002년부터 벤처펀드 출자에 나선 뒤 2003년까지 연속으로 출자해오다 지난해엔 한푼도 출자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국민연금기금의 활용방안을 다각화하라는 요구가 거세진 데다 정부의 잇단 벤처활성화대책으로 벤처투자가 대안으로 떠오르며 올해 전체 대체투자 1조6000억원 가운데 1500억원을 벤처펀드에 과감히 투입했다.
특히 국민연금 중장기 기금운용마스터플랜기획단은 내년에도 대체투자(주식 채권 등을 대신할 투자대상) 규모를 2조원으로 늘리고 이중 벤처펀드에 750억원을 배분하도록 권고해놓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정부의 벤처활성화 후속대책으로 국민연금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하고 있던 창투업계에선 볼멘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국민연금을 비롯해 한국IT펀드(KIF)마저 올해 투자가 종료되면 내년에는 벤처캐피털로선 모태펀드 외엔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