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가 위험수위에 다다르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 제품들의 선호도가 높아지자 이를 그대로 베낀 중국산 복제품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외국 기업으로부터 지재권 침해를 당해 신고한 132건 가운데 중국 기업이 27.2%인 3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 중국산 복제품은 중국 시장뿐 아니라 제3국에서도 한국산으로 둔갑해 나돌고 있는 데다 국내 시장에도 저가를 무기로 속속 침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 시장에서 한국 정품들이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 내수 시장까지 타격을 받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 MP3 플레이어 업계는 최근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MP3P 전문업체인 엠피오의 제품을 그대로 본뜬 중국산 짝퉁 제품이 지난 7월부터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 현지에서 국산 제품을 모방한 복제품들이 나돌기는 했어도 이렇게 한국 시장까지 직접 침투한 것은 처음이어서 업계에서도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휴맥스,홈캐스트,가온미디어,토필드 등 국내 셋톱박스업체들은 중동 시장에서 나돌고 있는 중국산 복제품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휴맥스는 2년 여 동안 중국업체들이 잇따라 자사 브랜드를 복사한 제품을 유통시키는 문제가 발생해 이에 대한 단속작업을 집중적으로 벌이고 있다. 홈캐스트도 브랜드와 외관을 그대로 복사한 중국업체 제품이 최근 유통되는 것을 발견,해당 업체에 경고조치했다. 휴대폰의 경우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등 중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팬택 계열 제품의 복제품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 등장한 짝퉁 휴대폰은 삼성전자 '애니콜(Anycall)'과 흡사한 '애미콜(Amycall)'로 중국 칭다오에서 18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의 체리자동차가 판매하고 있는 QQ는 GM대우의 경차 마티즈와 모양이 거의 똑같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관세청은 중국에서 들어오는 의류 가방 신발 시계 운동용품 등 5개 품목에 대해 가짜상품 여부를 가려내는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등 앞으로 특정 날짜와 품목을 지정,대규모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특허청은 빠르면 내년께 중국 현지에 외교관 자격의 지재권 전문가인 '특허관'을 파견해 국내 기업들의 지재권 침해 문제를 전담토록 하기로 했다. 특허청은 특허관 파견 문제에 대해 현재 외교통상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특허청 산업재산정책국 김원중 국장은 "중국 지재권 침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반드시 상표나 특허를 출원해야 한다"며 "만약 침해당했을 경우에는 중국 공안을 침해 현장까지 데리고 가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