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외제약은 최근 로슈그룹 계열 일본 추가이제약과 대장암 치료제 신약기초물질인 'CWP231'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CWP231은 기존 대장암 치료제와는 달리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항암물질로 중외가 지난해 자체 개발했다. 중외는 추가이제약으로부터 CWP231에 대한 수십억원가량의 초기기술료를 받았으며 이 회사와 함께 CWP231의 공동연구를 진행,임상시험에 돌입할 경우 추가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 중외의 특허전략이 빛을 발한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다. 지난 2001년 퀴놀론계 항생제 신약 '큐록신'을 선보이는 등 국내 신약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중외제약은 특허분야에 있어서도 앞선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중외는 별도의 특허전담부서를 운영,연구개발(R&D)의 초기 검토단계에서부터 특허담당자가 참여해 선행특허를 조사하며 그 회피 방법을 연구개발자와 협의해 특허를 작성한다. 또 각 연구단계에서 발생되는 중간 성과에 대해서도 빠짐없이 특허를 출원,강력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약개발 중간단계에서 기술수출을 추진해 막대한 로열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중외는 CWP231을 비롯 국내외에 항진균제 '케토코나졸'과 '이트라코나졸',항생제 '이미페넴' 등 300여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이 가운데 국제특허 52건을 포함,모두 158건의 특허를 등록받았다. 이들 가운데 주요 특허는 수백만달러의 초기기술료와 추가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수출돼 중외의 신약개발자금 공급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중외는 지난 2001년 유방암 치료제와 과민성대장증후군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 2종에 대한 물질특허를 추가이제약에 700만달러를 받고 수출했다. 또 지난해에는 항진균제로는 국내 최초로 이트라코나졸의 제조기술 특허를 일본 사와이제약과 마루코사에 이전했다. 지난 3월에는 브라질 바이오키미코사에,7월에는 일본 타이요공업에 각각 이미페넴의 제조기술을 수출했다. 중외는 의약품 외에 건강기능식품 등 타사업분야에서도 특허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최초의 치매 예방용 건강기능식품인 '중외 레코넥스'의 경우 지난 2002년 국내에 특허가 등록됐으며 현재 세계 80여개국에 특허가 출원된 상태다. 중외의 특허경쟁력은 외국 기업과의 특허분쟁에서도 그 위력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말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를 놓고 다국적 제약사 머크사와 벌인 특허분쟁이 그 대표사례다. 머크는 중외의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피나스타'가 자사의 '프로스카' 특허를 침해했다며 법원에 제소했지만 중외는 머크의 특허가 진보성이 없음을 밝혀 승소했다. 중외는 특허 기술확보를 위해 R&D를 강화해 가고 있다. 지난 1983년 중앙연구소를 설립해 의약품 원료 합성 및 제제 분야에서 독자연구를 추진해 왔으며 지난 1992년에는 추가이제약과 함께 국내 최초의 R&D 합작 벤처기업인 C&C신약연구소를 설립했다. 또 지난 2001년에는 미국 시애틀에 생명공학연구소를 개설하는 등 국내외 연구소 간 R&D 네트워크를 통해 시너지를 얻고 있다. 중외는 현재 매출액 대비 5% 수준인 연구개발비를 더욱 늘리고 특허인력을 확충하는 등 특허경쟁력을 향상시켜 향후 '글로벌 헬스 컴퍼니'로 성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