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게임 강국'인 일본이 온라인게임에 맛을 들이기 시작했다. 브로드밴드 초고속인터넷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비디오게임 이용자들이 빠르게 온라인게임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온라인게임 시장이 올해 약 1조원으로 '온라인게임 종주국'인 한국과 비슷해진다. 한국 게임 업체들로서는 일본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기회가 온 셈이다. 일본 경제산업성 게임산업 담당자는 최근 NHN재팬 본사에서 열린 한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지난해 579억엔(약 5790억원)이었던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이 올해 938억엔(약 9380억원)으로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선을 돌파(1조186억원)했다. 성장률 측면에서는 일본이 한참 앞선다. 지난달 문화관광부가 펴낸 '200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은 2007년까지 연평균 20%대의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반면 올해 일본 온라인 게임 시장의 성장률은 80%에 육박한다. 경제산업성은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이 2007년까지 연평균 50~60%의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산업성 담당자는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이 급팽창하는 것은 브로드밴드 초고속인터넷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비디오게임 시장은 1997년 정점에 달한 후 계속 위축돼 지난해에는 절반 수준에 그쳤다"면서 "비디오게임 시장에서 빠져나온 게이머들이 온라인게임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브로드밴드 이용률은 2001년 7.4%에서 2004년 48.1%로 급등했으며 올해는 65.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데이비드 리 넥슨재팬 대표는 "일본에서 온라인게임은 산업 전체를 통틀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2,3년 후엔 시장 규모가 지금의 3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서비스가 제공된 온라인게임 타이틀 중 일본산이 43%를 차지했고 북미산과 한국산이 각각 32%와 2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에 매각된 그라비티의 류일영 공동대표는 "일본에서 온라인게임 열풍은 이제 막 시작됐다"며 "한국 기업들로서는 수년동안 축적한 온라인게임 개발 및 서비스 노하우를 활용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도쿄=임원기 기자 wonkis@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