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타결됨에 따라 그동안 추진돼온 남·북한 경제협력 사업들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6자회담 타결로 미국 일본 등이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서방 기업들의 대북투자 물꼬가 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에 따라 남북경협이 서방 프로젝트와 연결될 경우 더욱 강력한 승수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일고 있다. 우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에 국한됐던 남북경협의 범위가 넓어지고,속도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제10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는 소비재 산업과 자원개발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해 남북 경협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북핵문제 해결을 전제로 깔고 있었다. 6자 회담이 타결됨에 따라 경추위 합의대로 남한은 내년부터 신발과 의류 비누 등 소비재 생산용 원자재를 북한에 제공하고,북한은 아연과 마그네사이트 석탄 등 지하자원 개발에 대한 남한의 투자를 보장,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또 줄기세포 등 생명공학 분야의 과학기술협력,공동어로,수산물 가공 등의 협력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최근 평양에서 열려 지난 16일 끝난 남북 장관급회담에서도 남북 경제협력을 실질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조치로 개성공단 2단계 개발과 임진강 수해방지,과학기술,보건의료 등 양측이 필요로 하는 협력사업들을 남북 경추위에서 협의하기로 했다. 더구나 이번엔 북한에 곡물사료와 축산분뇨 비료화 기술을 지원하고 축산생산물을 남한에 반입하는 형태의 협력사업이 본격 논의되기도 했다. 아울러 6자회담 타결을 계기로 북·미 관계가 개선되면 미국이 북한에서 제조된 제품에 고율관세를 매기지 않고,윈도XP 등 전략물자 반출도 허용해줄 가능성이 있다. 그 경우 국내 기업들은 북한을 수출 전초기지로 본격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에서 생산된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미국 등으로 수출될 수 있다면 개성공단 등에 대한 우리 기업 진출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6자회담 타결은 그동안 다양하게 시도된 남북 경협사업들이 가속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이 북한과 관계 정상화에 나서면 서방 기업들의 북한 진출도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대북 경제 지원사업에 국내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면 남북 경협 특수가 생길 것"이라며 "그 경우 부진한 기업들의 투자확대와 침체된 내수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