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거리에서 퍼트한 볼이 홀 근처에 멈췄다.
홀까지는 60∼90cm로 '기브'를 받을 거리는 아니다.
이때 동반자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먼저 퍼트할 것인가,아니면 마크한 뒤 기다렸다가 순서대로 퍼트할 것인가.
미국PGA투어프로 출신으로 현재 방송해설가로 활동 중인 조니 밀러(58·미국)는 곧바로 퍼트,홀아웃하라고 주장한다.
"기다리다 보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의심만 증폭될 뿐"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일부러 기다리면서 스스로를 얼어붙게 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밀러는 "첫 번째 퍼트할 때의 리듬감,스피드,그린의 굴곡 등이 머릿속에 새겨져 있을 때 퍼트하는 것이 이롭다"고 덧붙인다.
미PGA투어에서는 지난 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 경우 경기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곧바로 홀아웃하도록 했으나 지금은 그 규정이 완화됐다.
먼저 퍼트하는 것까지는 좋으나 홀 주변에 스파이크 자국 등을 남겨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항의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그 반면 "'보기 플레이' 수준의 아마추어들은 일단 마크하고 짧은 거리라도 신중하게 퍼트하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서둘러 퍼트할 경우 실패 확률을 무시할 수 없다는 논리다.
결국 골퍼 각자의 기량이나 플레이스타일에 따라 선택할 수밖에 없겠지만,현재의 방식으로 실패를 많이 하는 골퍼들은 다른 방식을 택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