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6자회담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남북경협 관련주들이 20일 일제히 날아 올랐다.


대북 송전설비 관련 업체와 비료 업체,개성공단 입주 기업 등의 주가는 단숨에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대북 관광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현대엘리베이현대상선 현대건설 등 현대그룹 계열사들도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북핵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남북경협주들이 단기적으로 재부상할 것으로 보면서도 구체적인 향후 일정과 개별 기업의 역량에 따라 주가 흐름은 달라질 수 있다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남북경협주의 날


송전 관련주와 비료주,개성공단 관련주들은 이날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까지 급등했다.


변압기와 전신주를 제작하는 제룡산업이 장이 열리자마자 상한가인 3290원까지 뛰어오른 것을 비롯해 전기 변환기기 업체인 선도전기(2905원),전력 수배전용 장비생산 업체인 광명전기(1175원),전원공급 장치를 만드는 이화전기(1135원),화력발전소 건설 업체인 금화피에스시(3795원) 등 '대북 송전 5인방'이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남북 화해 무드로 북한에 비료 지원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비료 업체인 남해화학(2480원) 경농(5110원) 조비(2875원) 등도 일찌감치 상한가를 꿰찼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 로만손(2075원)과 신원(6300원)도 상한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남북 화해 무드로 대북 관광사업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에 힘입어 현대아산 지분을 보유한 현대그룹 계열사들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현대엘리베이터가 3300원(4.98%) 오른 6만96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현대아산의 1대주주인 현대상선은 8.07%,현대건설은 5.96% 상승했다.


이 밖에 남북한 철도와 도로 연결과 관련,토목과 도로 부문 매출이 높은 대림산업 삼부토건 등도 강세를 보였다.


◆"옥석 가려야"


남북경협주라고 해서 무작정 사고 보는 것은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베이징발 호재가 증시 상승 기류를 타고 경협주 강세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업별로 실적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부 종목의 경우 적자를 내고 있으며,대북 송전이 이들 업체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적잖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단기적으로 대북 관련주의 재부상이 예상되지만 기존 재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특히 향후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계적인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북한과 단순히 사업상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는 점이 실제 기업의 수익 확대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라며 "성급한 판단보다는 사업성 등을 세심하게 따져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