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7월 시작된 서울 청계천 복원사업은 주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서울시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변 땅값은 최고 50% 올랐고 아파트와 사무실 임대료 가격도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청계 고가도로가 철거된 2003년 4월부터 2004년 9월까지 청계천 주변 지역의 토지 가격을 조사해 20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종로변과 세운상가길 주변의 땅값은 이 기간 중 평당 약 4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5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땅값은 공시지가와 호가,실제 매매가 등을 종합해 산출했다. 예지동 지역은 이 기간 중 평당 4300만원에서 5900만원으로 약 38% 올랐으며 같은 기간 산림동 지역의 땅값은 평당 3500만원에서 40% 오른 4900만원을 기록했다. 관수동 지역의 경우 청계천로변은 평당 390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41%가량 상승했고 관수동 북측 돈의동 지역도 20% 내외의 오름세를 보였다. 또 청계천과 조금 떨어진 인현동의 지가는 30%가량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시정개발연구원 김광복 연구원은 "청계천과 멀어질수록 지가 상승률이 낮은 점으로 보아 청계천 복원사업이 토지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도심 외곽 일반 주거지역의 땅값 변화를 보면 신설동의 청계천로변은 평당 13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12%가량 오르는 데 그치는 등 청계천 복원사업으로 인한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가격 반영률이 상대적으로 늦게 나타나는 오피스(사무실) 임대료도 청계천 복원사업으로 소폭 상승했다. 2004년 9월 기준 청계천로변에 있는 삼일빌딩 한화빌딩 파이낸스센터 등 1급 오피스 임대료는 2003년 4월에 비해 10%가량 상승했다. 반면 종로변의 종로타워,제일은행 본점,교보생명과 을지로변의 내외빌딩,하나은행 본점,대우빌딩 등은 건물에 따라 임대료가 소폭 증감하거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청계천 복원사업이 청계천로변의 오피스 임대료 상승에 차별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청계천 주변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도 공사 시작 이후 오름세를 보였다. 청계천 복원사업이 발표된 이후인 2002년 9월과 2004년 9월의 아파트 매매가 변화를 보면 청계 벽산아파트의 경우 평당 매매가가 평균 760만원에서 990만원으로 30% 올랐다. 또 같은 기간 마장동 현대아파트도 평당 평균 794만원에서 990만원으로 25% 올랐다. 이에 비해 성동구 행당동 대림아파트의 평당 매매가는 2002년 9월 평균 1000만원에서 2004년 9월 평균 1080만원으로 6% 오르는 데 그쳤다. 청계천과 가까운 아파트의 평당 매매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여 청계천 복원사업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시정연의 임희지 책임연구원은 "청계천변의 이 같은 땅값 및 임대료 변화는 앞으로 주변 지역의 토지 이용에 상당한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