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메르켈 "총선 승리한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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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총선에서 사회민주당(사민당)을 박빙의 차로 누르고 제1당으로 부상한 기민·기사당 연합(기민련)의 앙겔라 메르켈 총재가 당내에서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선거전략에 실패해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는 것이다.
여기에 사민당의 연립정부 파트너인 제5당 녹색당측은 "메르켈 총재는 총리가 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려 그를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 정치권에서는 메르켈 총재의 당내 입지가 크게 약화돼 차기 총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연정구성의 주도권을 사민당에 빼앗길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0일 디 벨트 등 독일 언론에 따르면 기민련과 사민당은 제3당인 자민당과 녹색당 끌어안기에 나서는 등 자신을 축으로 한 연정구성을 겨냥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기민련은 선거전에 이미 연정키로 한 자민당과 함께 녹색당을 끌어들이면 과반의석을 갖게 되며 녹색당과 연정을 이루고 있는 사민당 역시 자민당과 손잡으면 과반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녹색당은 기민련,자민당은 사민당과 손을 잡는데 대해 각각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연정 구도가 복잡하게 꼬이고 있다.
녹색당을 이끌고 있는 요슈카 피셔 외무장관은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에 반대하고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는 기민련과는 합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귀도 베스터벨레 자민당 총재도 "슈뢰더 총리가 연임하는 비극은 없어야 한다"며 사민당의 연정 회담 제안을 거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슈뢰더 총리는 메르켈 총재가 용퇴하면 자신도 총리직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독일 연정구도가 이처럼 복잡하게 돌아가면서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져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한때 지난 7월4일 이후 최저치인 유로당 1.2133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