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를 하루 200만배럴 증산키로 결정하고 미국의 허리케인 피해도 예상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급등세를 보였던 국제유가가 진정세로 돌아섰다. OPEC은 2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례회의를 갖고 10월1일부터 석달 동안 하루 200만배럴을 증산하기로 결정했다. 또 당초 미국 플로리다주를 거쳐 멕시코만에 직접적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됐던 허리케인 '리타'가 원유시설 밀집 지역을 비켜갈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21일 오전 1시 현재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0월물 가격은 전일대비 1달러 89센트 떨어진 배럴당 65.50달러를 보이는 등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에 앞서 19일(현지시간) WTI는 허리케인이 원유시설에 직격탄을 날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일대비 4달러 39센트(7%)나 오르는 기록적 상승세를 보이며 67.39달러까지 치솟았었다. OPEC의 증산과 관련,BBC는 "현재 유가 상승의 원인은 원유 공급 부족보다 정제시절 부족 때문"이라며 "이번 증산 결정이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주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정제시설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석유 수급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허리케인 리타는 당초 예상보다 남쪽으로 진로를 틀어 석유시설이 많지 않은 텍사스 지역에 상륙할 것이라고 미국 국립 허리케인 센터가 전망했다. 이와 관련,원유 분석가인 데보라 화이트씨는 "원유 정제시설이 많지 않은 지역을 허리케인이 지나갈 것으로 보여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다소 하락했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인플레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간주되는 금값은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 구리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한편 허리케인 리타는 20일 오후(한국시간 21일 새벽)쯤 플로리다주를 거쳐 이번 주말께는 텍사스주나 멕시코로 상륙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주는 물론 루이지애나주 등도 비상사태에 들어갔고 주민들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김선태 기자·뉴욕=하영춘 특파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