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기전' 삼성화재배의 본선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한국 17명, 중국 9명, 일본 6명의 한중일 바둑 32강이 맞대결을 펼치게 될 제10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은 오는 28일 대전 유성에 위치한 삼성화재 연수원에서 32강전을 시작으로 장장 6개월간의 본선 일정에 돌입하게 된다. '지옥의 링'으로 불리는 통합예선에서 가장 맹활약을 보인 국가는 단연 한국으로 그야말로 본선을 대비한 최강의 황금라인을 구축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한국랭킹 1∼4위인 이창호, 이세돌, 최철한, 박영훈이 모두 출전하는 데다 조훈현, 유창혁 등의 중견 국제스타들로 든든히 허리를 받치고 있는 모습. 여기에 백홍석, 윤준상, 김지석 등 새내기들의 약진으로 한국의 우승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아 보인다. 매년 통합예선에서 '황사돌풍'을 일으키며 한국을 위협했던 중국은 올해에는 응씨배 우승자 창 하오 9단을 비롯한 대어급 기사들이 예선 탈락하며 암울한 분위기. 다만 리 저 5단, 박문요 5단 등 눈이 반짝 떠질 만한 신예들을 발굴한 것은 꽤 짭짤한 수확이라 하겠다. 이 두 기사는 삼성화재배와 함께 한국이 개최하는 양대 국제기전으로 꼽히는 LG배에서도 8강에 진출해 있어 일찌감치 향후 중국 바둑계를 끌어갈 재목감들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창호에 강한 후야오위 8단이 버티고 있다는 것 또한 중국의 위안이다. 올 통합예선에서 표정관리에 가장 신경을 써야 했던 국가는 일본. 3년 연속 단 한 명도 통합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던 일본은 올해 미조카미 도모치카 8단과 쓰루야마 야츠시 6단을 본선에 올려 보내는 기쁨을 맛봤다. 여기에 와일드카드를 받은 원년 우승자 요다 노리모토 9단과 기성 타이틀 보유자 하네 나오키 9단, 그리고 8회 대회 챔피언 조치훈 9단도 본선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매년 변신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팬들을 즐겁게 해 온 삼성화재배는 이번 대회를 통해 제한시간 3시간을 2시간으로 줄이는 실험을 감행했다. 이는 승부의 중량감보다 스피디한 진행을 통한 팬들의 볼 맛을 강조한 것으로, 통합예선에 참가한 기사들 대부분으로부터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삼성화재배의 우승상금은 2억원. 준우승자에게는 5천만원이 주어진다. 대회는 27일 개막식에 이어 28일 32강전, 30일 16강전이 벌어지며 마지막 결승전은 내년 1월에 개최될 예정이다. (서울=연합) 양형모 객원기자 = ranbi361@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