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주 < 한국증권금융 사장 sjhong@ksfc.co.kr > 지난 여름 휴가를 이용하여 직원들과 함께 2박3일 동안 사랑의 집짓기 행사에 참가한 적이 있다. 집짓기에서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래도 단순 노동에 국한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냉방이 잘 된 사무실 대신 무더위 속에서 비지땀을 흘리면서도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생각에 참여한 모두가 마음 뿌듯했던 좋은 경험이었다. 특히 우리가 지은 집을 헌정할 때 주인으로 선정된 아주머니가 흘리는 하염없는 눈물은 우리들의 마음에 진한 여운을 남겼다. 용혜원 시인의 시구에 나온 '나로 인해/누군가 행복할 수 있다면/그 얼마나 놀라운 축복입니까'를 인용할 필요도 없이. 땀의 미학. 자원봉사활동을 다녀온 직원이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글의 제목이다. 우리 회사는 올해부터 그동안 일정액을 봉사단체에 기부하던 소극적인 사회공헌활동에서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전환한 바 있다. '나누는 사랑,커지는 행복'이란 주제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초기에는 사회공헌활동이란 그저 회사 차원에서 기부나 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인식 때문에 다소 주저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봉사활동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 속의 한 개인으로서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을 깨닫게 되고 자신이 흘린 땀과 정성이 모여 이 세상이 점점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보람을 느끼면서 이러한 움직임이 회사 전체로 확산돼 가고 있다. 사실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개인의 사회생활은 자기 중심적이고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의 귀중한 시간을 기꺼이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고,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은 기업의 분위기까지 신선하게 이끌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 같다. 굳이 이러한 봉사활동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며,이를 계기로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다는 거창한 명분에 앞서 전체 직원을 하나의 가치 아래 뭉칠 수 있게 한 것도 큰 수확이라 하겠다. 이러한 적극적이고 인간미 넘치는 분위기가 기업 문화로 정착된다면 그 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하나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사회봉사활동에 참여하고자 하는 직장인이 늘어가고 있으나 적절한 기회를 찾지 못해 놓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작지만 소중한 마음이 함께 어우러지는 봉사활동을 통해 땀의 미학을 새삼 느껴 볼 수 있도록 한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다 아름답고 살맛나는 곳으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