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로 본 부동산] 부동산 큰손들 "주식 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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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큰손들은 지금 주식 투자를 시작할지 고민 중.'
그동안 주식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부동산 시장 큰손들의 마음이 최근 흔들리고 있다.
'8·31 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은 '꽁꽁' 얼어붙고 있는 반면 주식 시장은 연일 역사상 최고점을 돌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북핵 문제까지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면서 '이제는 주식'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바람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 강남의 S은행 PB(프라이빗뱅킹)센터 관계자는 "부동산 큰손들 중에는 아직까지 주식 투자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며 "이 때문에 망설이고 있지만 '지금이라도 (주식을) 사야 하는 것 아니냐'며 초조함을 털어놓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K은행 PB 관계자는 "요즘 강남권 부동산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식 공부'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기초에서부터 종목 분석까지 차근차근 배우려는 열정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S증권 청담동 영업소 관계자는 "이들이 주식 투자의 초보자여서 '묻지마 투자'를 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주식을 배우려는 열정이 대단한 데다 우량주 장기투자 등 정석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 외에 다른 곳에는 한눈을 팔지 않겠다는 '소신파' 큰손들도 여전히 상당수다.
경기도 좋지 않은데 주식 시장이 얼마나 더 갈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반응이다.
삼성동 K씨(38)는 "주식은 원금을 다 날릴 수도 있지만 부동산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원금을 까먹는 일이 드물다"며 "절세 방법이나 연구하며 당분간 쉴 생각"이라고 밝혔다.
노기선 메리츠증권 부장은 "쏟아지는 규제에 질린 부동산 큰손들이 주식 시장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아직은 직접 투자가 아닌 펀드 가입 등 간접투자 위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