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은 20일 발표한'2006 세계 개발 보고서'에서 세계화로 빈부 격차가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은행은 또 한 나라 안에서도 정책이 엘리트층에 유리하게 입안되면서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가난한 시골 가정에서 출생한 흑인 여자 아이와 수도 케이프타운에서 태어난 백인 남자 아이의 운명 시나리오를 예시했다. 흑인 여아가 첫돌 이전에 사망할 확률은 7.2%로 백인 남아보다 두 배 이상 높으며,남아는 68세까지 살 수 있는 데 반해 여아의 평균 수명은 40세에 불과했다. 또 남아는 12년 동안 정규 교육을 받는 반면 여아는 운이 좋아야 겨우 1년 정도 배울 수 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현재 미국의 영아 사망률은 0.7%인 반면 아프리카 말리공화국의 경우 12.6%나 되는 등 생존의 기회조차 불평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세계 경제가 계속 성장하려면 정책 입안자들이 형평성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인프라 투자 확대와 세금 제도 등을 통해 빈부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개발도상국 정책입안자들은 빈곤층에게 더 많은 교육과 의료혜택을 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