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IT업계의 실적 향배를 가른 것은 디스플레이였다. LCD나 PDP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IT업계를 울고 웃게 만들 방향타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디스플레이 사업이 묘한 점은 시장이 폭발적인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데 비해 가파르게 떨어지는 가격하락으로 인해 정작 기대만큼 성장해오지 못한 것.소비자들 사이에 세트제품 구매시기를 늦추는 경향이 만연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3분기를 기점으로 많이 바뀔 것 같다. 세트든 패널이든 제조업체의 손익을 위협할 수준까지 가격이 떨어졌다는 데 시장의 공감대가 모아지면서 구매심리가 살아나고 그에 맞춰 패널 공급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의 경우 지난 6월 17만대 수준이던 PDP패널 생산량이 지난달엔 20만대를 넘었다. 이 회사는 연초 180만대로 책정한 판매 목표를 최근 220만대로 늘려잡았다. 또 LG전자는 수요저변 확대에 힘입어 PDP TV 판매부문을 1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켰다. 디스플레이의 성격상 일단 흑자로 돌아서면 빠른 속도로 출하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4분기 이후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내년에는 특히 독일월드컵이 예정돼 있어 디스플레이의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LG필립스LCD의 패널을 받아쓰는 폴란드 LG전자 생산법인의 경우 올해 LCD TV 생산량을 지난해에 비해 무려 8배나 높여놓았다. 김형호 기자 chsan@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