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집이 가난해 대학에 갈 수 없었어요. 공무원 생활 내내 '고졸'이라는 게 마음에 걸려 더욱 공부에 매달렸습니다."


이봉화 서울시 재무국장(52)이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화제다.


2001년 서울시립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 국장은 오는 24일 일본 도시샤(同志社)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는다.


학위 논문의 주제는 '노인 장기요양 보호제도에 관한 한국형 모델의 개발 연구'.125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도시샤대는 1년에 두세 명만의 박사를 배출하는 엄격한 학풍으로 유명하다.


충주여고를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가난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한 이 국장은 1973년 서울시에 들어온 후 주경야독의 힘든 길을 걸었다.


79년 한국외대 일본어과 야간학부에 들어갔고,10년 뒤 서울시립대 도시행정대학원 행정학과에 입학해 석사를 마쳤다.


노인·여성·복지 관련 분야에서 줄곧 일해온 그는 행정 경험을 학문으로 정리하기 위해 99년 일본 도시샤대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에 들어갔다.


서울시 여성 공무원 중 첫 국외 유학이었다.


이 국장은 박사과정을 3년 만에 수료했고,이번에 논문 작성을 마무리해 박사학위를 받게 됐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