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증가가 집값 급등의 주범은 아니다.'금융감독원이 21일 두 차례에 걸친 주택담보대출 제한조치 이후 주택금융시장 동향을 설명하면서 이를 거듭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금감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클라이브 그레인저 미국 UC샌디에이고 교수의 '그레인저 인과관계(Granger causality)' 모형을 이용해 2001년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의 주택가격 및 주택담보대출 증가율,담보인정비율(LTV) 한도 등의 인과관계를 조사한 결과 주택담보대출은 주택가격의 선행지표가 아니라 후행지표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금감원 검증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 등락이 주택담보대출 증감으로 이어지는 상관성(수치가 클수록 상관성이 높음)은 시차가 1개월일 경우 24.4, 2개월 9.5, 3개월 5.3, 4개월 3.6으로 나타나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증감이 주택가격 등락으로 연결되는 상관성은 1개월 1.3, 2개월 1.0, 3개월 1.3, 4개월 0.8로 인과관계가 별로 없었다.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은 "주택가격은 수요와 공급,향후 주택가격에 대한 기대감,금융비용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움직인다"며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주택구입 수요가 늘고 이어 주택가격이 상승한 다음에 후행적으로 증가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레인저 교수는 지난 2003년 로버트 엥글 뉴욕대 교수와 공동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노벨상 수상의 업적이 됐던 '그레인저 인과관계'는 물가와 통화량,주가와 금리 같은 경제 변수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지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이론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