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금융산업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개정안'과 관련,재정경제부가 주식매각 처분 명령을 소급 적용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재경부는 21일 열린우리당과의 당·정 협의회에서 "금융회사가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을 얻지 않고 소유한 주식에 대해서는 입법 목적과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 등을 고려해 매각 명령을 소급 적용하지 않고 의결권을 제한하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재경부는 또 금산법이 처음으로 시행된 1997년 3월 이전 보험업법 등에 따라 적법하게 주식을 취득한 경우엔 당시의 주식 소유 비율까지만 의결권을 인정해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런 재경부의 입장은 박영선 의원(열린우리당)이 제출한 금산법 개정안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향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박 의원 안은 대기업 그룹의 금융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 중 감독당국의 승인 없이 취득한 5% 초과분에 대해 강제 매각처분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특히 과거 발생한 행위가 현재까지 위법 상태로 계속되면 소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박 의원의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엔 국내 대기업 가운데 삼성카드가 갖고 있는 삼성에버랜드 주식(25.64%)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삼성카드는 지난 97년 금산법 관련 조항(24조)이 제정된 뒤에도 금감위의 승인을 얻지 않고 지속적으로 주식을 취득했었다. 이와 관련,금감위는 삼성카드가 지난 98년 중앙일보의 에버랜드 지분을 금감위 승인 없이 인수했지만 금산법상 제재 규정은 2000년 1월21일 신설돼 소급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소주세율 인상 여부를 둘러싼 정부와 열린우리당 간 신경전도 지속됐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당·정협의회에서 주세율 인상을 내용으로 하는 주세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정부측에 통보했다. 또 액화천연가스(LNG) 특별소비세율 인상도 재검토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덕수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연초 법인세 2%포인트와 소득세 1%포인트 인하로 올해 세수감소 예상액이 4조6000억원에 이르고 내년에는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서는 소주세율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