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산업 경기가 지난 2분기 바닥을 찍고 3분기 들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주요 제품의 수요가 빠르게 되살아나고 있고 이에 맞춰 판매가격도 하락을 멈추거나 반등하기 시작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D램 반도체의 주력 제품으로 올라서고 있는 512메가 DDR2 가격은 지난 7월 5.1달러에서 이달에는 5.3달러로 회복됐다. 17인치 모니터용 LCD 가격도 5월에는 162달러에 그쳤으나 지금은 170달러로 올랐다. 급락하던 휴대폰 가격도 하락세를 멈춰 삼성전자의 휴대폰 평균 판매가격은 17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때맞춰 출하량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 매출은 사상 최고 수준이 예상된다. 휴대폰 역시 2분기에 비해 10% 정도 늘어난 265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휴대폰사업도 3분기 판매량이 전 분기보다 200만대 이상 늘어나면서 흑자 전환이 확실시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의 LCD모듈 출하량 역시 5월 1433만대에서 이달에는 1600만대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여건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면서 내달 발표될 주요 IT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 확실시된다. 삼성전자는 전 분기보다 5000억원 정도 많은 2조1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와 LG필립스LCD의 경우 하반기 실적 악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딛고 비약적인 영업이익 신장을 기대하고 있고 2분기 '어닝 쇼크'에 시달렸던 LG전자의 실적도 바닥을 찍고 상승하고 있다. 삼성SDI삼성전기도 각각 PDP 실적 호조 및 영업이익률 상승을 앞세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IT경기 호전은 아직 수출에 국한돼 있다"면서도 "IT기업의 실적 개선은 내수 경기 회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KAIT)는 1312개 IT기업을 대상으로 'IT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9월 전망치는 101,10월 전망치는 105로 각각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체감경기로 100을 넘으면 향후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일훈·김동욱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