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숙씨(41)는 경남 진주시의 한 쇼핑몰 지하에서 10년 동안 스낵코너를 운영했다. 쇼핑몰 주변에 같은 업종이 많아 매출이 끝없이 추락했지만 사업을 접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여간 어렵지 않았다. 잘 아는 지역이지만 상권을 다시 한 번 분석해 보니 쇼핑몰 특성상 상인들이 바삐 움직여 제대로 식사도 못하고 쇼핑하러 온 사람들도 간단하게 한 끼를 때울 만한 음식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햄버거 매출이 떨어지면서 웰빙식인 핫도그 매출이 상대적으로 올라간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전환할 아이템을 핫도그로 정했다. 핫도그하면 싸구려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을 고려,브랜드 선택을 신중히 했다. 수소문 끝에 호밀,허브 등 다양한 건강빵과 프리미엄급 소시지로 만든 아메리칸 핫도그(www.american-hotdog.com)라는 브랜드를 찾아냈다. 가격도 1000~1500원대로 적당했다. 더욱이 커피와 아이스크림까지 결합돼 있어 매출이 괜찮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씨의 판단은 맞아 떨어져 문을 닫을 뻔했던 가게는 평일 80만~90만원,주말 100만~120만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순이익은 매출의 50% 선. 한 번 업종을 선택해 장사를 시작하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그 사업에 계속 매달리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매출이 꺾이고 적자가 계속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아무리 노력해도 매출을 정상화할 수 없을 때 관성의 법칙을 탈피해 새로운 변신을 모색하는 게 바로 업종 전환이다. 성공적인 업종 전환을 위해서는 먼저 지금이 변신의 시기인가를 잘 판단해야 한다. 조금 더 노력을 기울이면 영업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데도 기득권을 포기하고 말을 갈아탈 경우 비용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적극적으로 업종 전환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는 해당 업종이 사양사업이라 더 이상 고객에게 어필할 수 없을 때,점포가 지역사회에서 완전히 신뢰를 잃었을 때,거대한 경쟁자가 훨씬 유리한 여건으로 고객을 싹쓸이할 때 등을 들 수 있다. 업종 전환 방법은 현재의 매출 부진 정도,추가 투자비 부담 능력에 따라 달라진다. 지역상권에서 이미 인심을 잃었다면 더 이상 그 지역에 미련을 갖지 말고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게 좋다. 추가 투자비가 부족하다면 인터넷 등을 통해 신설 프랜차이즈 본사를 찾아 본사와 공동 투자로 업종 전환을 시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구로에서 삼겹살집을 하던 안금동씨(46)가 그런 사례다. 점포 특징이 없고 매출도 들쭉날쭉이어서 고민하던 안씨는 마침 한방재료로 숙성시킨 식재료를 쓰는 '맹가네 돈갈비' 체인 본사를 알게 됐다. 가맹 1호점이라는 이점 덕분에 본사와 공동 투자를 통해 원가에 가까운 비용으로 업종 전환을 할 수 있었다. 업종 전환 후 하루 매출이 250만~300만원대에 이를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www.changupok.com -------------------------------------------------------------- [ 업종 전환을 해야 하는 경우 ] 1.현재 업종이 사양사업일 때 2.점포가 있는 지역에서 신뢰를 잃었을 때 3.경쟁점이 고객을 싹쓸이할 때 4.상권과 맞지 않는 업종이어서 매출이 부진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