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식업계에 최근 혜성처럼 등장한 곳이 있다.


오픈한 지 두 달 밖에 안된 이 곳은 주차도 안되고 예약도 받지 않지만 대기시간이 1시간을 넘길 정도로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 옆에 위치한 '딘타이펑'(02-771-2778)이 바로 그곳이다. 한자로는 '鼎泰豊'으로 '크고 풍요로운 솥'이라는 뜻이다.


1958년 대만에서 출발한 이 식당은 '샤오롱바오(小龍包)'라는 딤섬 전문점이다.


1993년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세계 10대 식당'에 들면서 명성을 얻었다.


일본 싱가포르 베이징 상하이 등지에 분점이 있으며 명동점은 25호점이다.


샤오롱바오(8000원)는 10개가 나온다.


둥그런 모양의 대나무찜기를 들고 서빙을 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진빵 모양을 한 딤섬 속에는 육즙이 가득하다.


젓가락 덮개에 먹는 방법은 적혀 있다.


먼저 생강채에 간장을 따르고 샤오롱바오를 찍어 숟가락 위에 얹는다.


한 입에 넣으면 육즙이 뜨겁기 때문에 혀를 데일 수 있다.


만두피를 살짝 깨물어 육즙이 흘러나오게 한 다음 생강채를 위에 얹어 한입에 먹는다.


쫄깃하게 씹히면서 입에서 살살 녹는 만두소와 육즙의 향미가 어우러지면서 독특한 맛을 낸다.


샤런 샤오마이(1만1500원)는 보고 음미하는 즐거움도 있다.


꽃봉오리 모양에다 새우를 얹었다.


샤오롱바오보다는 만두피가 두꺼워 조금 퍽퍽하다.


딤섬은 진빵모양을 하고 있으면 '바오'(包),만두 형태는 '자오'(餃),꽃봉오리 모양은 '마이'(賣)라는 말이 뒤에 붙는다.


샤로우 쩡자오(1만500원)는 그래서 우리에게 익숙한 만두모양을 하고 있다.


그 속의 육즙 맛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맛이다.


딤섬은 5g의 피와 16g의 만두소로 만든다.


특히 피에 18개 이상의 주름이 잡혀야만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으면서 제대로 맛을 낸단다.


주름이 18개 이하일 경우 버리는 게 주방의 원칙이다.


여러차례 방문해 여러 딤섬을 조금씩 먹는 게 이곳을 즐기는 요령이다.


처음에는 샤오롱바오에다 갈비살 튀김을 얹은 계란 볶음밥 '파이구 딴판'(7500원)을 먹는다.


다음에 방문해서는 5000원짜리 닭고기탕(위엔종 지탕)이나 7000원짜리 소고기탕(위엔종 뉴로탕)을 먹고 샤런 샤오마이를 맛본 뒤 후식으로 대만식 떡인 츠또우 송까오(3000원)를 즐긴다.


그 다음에는 전채요리로 5500원짜리 시금치볶음(보차이)을 먹고 딤섬으로는 샤로우 쩡쟈오를 시식한 뒤 대만식 비빔면인 '딴딴미엔'(4000원)을 경험한다.


이런 식으로 먹으면 1인당 1만5000원 안팎에 멋진 식사가 된다.


실내 인테리어도 깔끔해 고급 중식당 분위기 못지 않다.


너무 많은 손님들이 몰려 서비스는 생각보다 만족스럽지 않은 편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