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골퍼 가운데 쇼트게임을 잘하는 선수로 최상호(50·빠제로)가 꼽힌다.


최 프로는 퍼트할 때 볼과 홀을 동시에 보면서 스트로크한다.


아마추어 중에서도 홀을 보면서 스트로크하는 사람이 있다.


홀을 보고 스트로크하는 것은 '임팩트 후까지도 볼 있던 곳에 시선을 두라'는 전통적인 이론과는 거리가 있다.


미국 골프매거진은 골퍼 40명을 대상으로 홀을 보고 스트로크하는 것과 볼에 시선을 둔 채 스트로크하는 것에 대한 비교실험을 했는데 홀을 보는 쪽이 더 좋은 결과를 냈다고 한다.


◇전략


▲홀을 보고 퍼트하는 순서:①어드레스를 한뒤 퍼터헤드를 볼 뒤에 댄다.


②홀을 쳐다보기 시작한다.


볼쪽으로는 시선을 돌리지 않는다.


③스트로크가 끝날 때까지 홀을 본 채 퍼트한다.


▲홀을 보고 퍼트한 결과는:롱퍼트에서 더 효험이 있었다.


8.5∼13m거리에서 실험한 결과 홀을 보고 퍼트할 경우 볼에서 홀까지의 거리가 71cm 정도 남았다.


그러나 볼을 보고 퍼트할 경우 볼과 홀의 거리는 93cm나 됐다.


홀을 보고 퍼트할 때가 24% 정도 볼을 홀에 더 가깝게 붙인 것이다.


1.5∼2.5m의 짧은 거리에서는 두 방법이 유의할 만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역시 홀을 보고 퍼트하는 쪽이 결과가 더 좋았다.


홀을 보고 퍼트할 때가 볼을 약 9cm 더 홀에 접근시켰다.


이는 다음 퍼트를 손쉽게 할 수 있느냐,가끔 실수할 여지가 있느냐의 거리로 결코 무시할 만한 것은 아니었다.


▲홀을 보고 퍼트하는 것이 왜 좋은가:첫째 뇌의 강점을 이용할 수 있다.


야구에서 투수가 포수의 글러브를 응시한 채 볼을 던지고,농구에서 링을 응시한 채 슈팅하는 것처럼 골프에서 홀을 보고 퍼트하면 홀에 대한 시각적 정보가 뇌에 입력돼 유리하다는 것.


둘째 스트로크하는 동안 완벽에 가까운 '고요함'을 유지할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홀을 쳐다보고 있으므로 스트로크 도중 고개를 듦으로써 발생할 수도 있는 '미동'을 피할 수 있다.


볼을 보고 퍼트하면 도중에 고개를 드는 일이 많고 그러면 몸도 움직여 볼의 방향이 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임팩트 후 퍼터헤드의 감속이 없어진다.


퍼트의 성공요소 중 하나가 임팩트 직후에도 퍼터헤드를 가속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시선이 홀을 향해 있으면 퍼터헤드는 팔이나 어깨의 움직임에 맡겨지고,이는 갑작스런 가속이나 감속이 아닌 자연스런 스피드 컨트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멘탈 포커스


퍼트가 안 돼 고민하는 골퍼들은 홀을 보고 스트로크하는 방식으로 바꿔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변화를 두려워하면 발전이 더디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