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계업체들이 '라마단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한국시계공업협동조합은 최근 홍콩시계박람회에 참가했던 로만손,SWC,오리엔트 등 시계업체 44개사가 이 전시회와 후속 미팅을 통해 약 2600만달러에 이르는 수출 상담을 벌이고 있고 로만손과 SWC 등은 업체별로 400만~700만달러 수준의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중 상당수는 라마단을 앞두고 있는 중동 및 인근지역 업체들과 계약이 이뤄졌다는 것. 라마단은 이슬람 최대의 종교행사로 이슬람력으로 9월(올해는 10월5일~11월3일) 한 달 동안 금식을 하면서 성지순례를 하는 행사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로 신도들이 모여 성지를 둘러보고 고행을 하거나 고향으로 내려가는 대이동이 이뤄지면서 선물 특수가 생겨난다. 특히 새벽부터 일몰까지 하루 다섯 번 기도를 올리는 이슬람교도들의 특성상 시각을 나타내는 시계는 최고의 선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김동순 SWC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력시장인데 인도 등 주변 국가에서 들어오는 순례자나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주문량이 올해도 늘어났다"며 "매년 30만~40만개씩 이 시장에 수출하는데 이번 전시회로만 약 400만달러어치를 수주했다"고 말했다. 중동 등지에서 760만달러의 오더를 딴 로만손의 한 간부는 "국내 시계업체들은 중동시장에서 가격에 비해 품질이 좋은 것으로 인식돼 이슬람문화를 겨냥한 맞춤형 제품을 만들 경우 수출을 더욱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