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오는 10월6일부터 14일까지 부산 남포동과 해운대 일대 31개 상영관에서 열린다.지난해보다 10개국 42편이 늘어난 73개국 307편의 영화가 선보일 예정.


초청작중 63편은 세계 최초로,87편은 아시아지역 최초로 각각 공개된다.


개막작은 대만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쓰리타임즈', 폐막작은 황병국 감독의 '나의 결혼원정기'로 결정됐다.


10주년 기념 특별프로그램으로 아시아 주요 작가의 영화세계를 재조명하는 '아시아작가 영화의 새지도 그리기',아시아 신인 감독들의 최신작들을 소개하는 '새로운 물결 그리고 10년', 그리고 'PIFF가 추천하는 아시아 걸작선' 등이 마련된다.


감독들이 기획한 영화가 실제로 제작될 수 있도록 투자자들을 연결시켜 주는 부산프로모션플랜(PPP)에는 19개국 27편의 프로젝트가 선보인다.


영화제 기간 중 유명 감독과 배우들이 잇따라 부산을 찾는다. 대만의 거장 허우 샤오시엔 감독을 비롯 피터 그리너웨이(영국),크지스토프 자누시(폴란드),장자크 아노(프랑스),스즈키 세이준(일본) 감독과 홍콩배우 성룡,대만배우 비비안 수,배용준,최민식,유승범,에릭,김희선 등이 방문할 예정이다. 프로그래머들이 추천하는 작품은 다음과 같다.


◆몽골리안 핑퐁(감독 닝하오·중국)=탁구공을 인연으로 몽골 대초원의 아이들이 베이징으로 오게 되는 이야기.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와 '부시맨'을 합쳐놓은 듯한 소박하고 따뜻한 영화다.


◆네 여자의 수다(닝잉·중국)=여자들의 수다를 통해 현대 중국의 문제들을 끄집어 낸다. 여성감독 특유의 감수성이 돋보인다.


◆홀드 업 다운(사부·일본)=야마시타 노부히로,시노부 야구치와 함께 일본 코미디영화 삼총사인 사부의 신작. 좌충우돌 슬랩스틱 코미디가 현대적으로 업그레이드된 작품이다.


◆로프트(구로사와 기요시·일본) =공포영화의 다양한 형식을 새삼 일깨워 주는 영화. 관객을 놀라게 하는데 그치지 않고 심리의 심연에 자리잡은 공포를 들춰낸다.


◆흔들리는 구름(차이밍량·대만)=대만의 주류사회를 조롱하고 풍자하는 코미디.독특한 뮤지컬 장면은 잊혀지지 않을 만큼 인상적이다.


◆섹스와 철학(모흐센 마흐말바프·이란)=네 명의 연인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남자 이야기. 자극적인 제목이 붙어있지만 실제로는 철학적 성찰이 담겨 있다.


◆나와 함께 있어줘(에릭 쿠·싱가포르)=사랑을 갈구하는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 시·청각 장애인으로 평생을 살아온 테레사 챈 할머니의 사연이 특히 감동적이다. 싱가포르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된다.


◆나바라사,제3의 성(산토시 시반·인도)=소녀의 시선으로 트랜스 젠더를 이해해 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트랜스 젠더도 우리와 다름 없는 평범한 인간임이 강조된다.


◆택시운전수의 사랑(콩데이 자투라나사미·태국)=중년의 노총각 택시운전수와 술집 아가씨가 사랑에 빠져드는 과정을 절제된 연출로 제시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동굴에서 나온 누렁개(비암바수렌 다바아·몽골)=지난해 소개된 '낙타의 눈물'에 이은 몽골 대평원 시리즈 2탄. 자연과 인간이 평화롭게 어우러지는 이야기가 볼 만하다.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수작.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