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초 금융지주회사 출범을 앞두고 하나은행 수뇌부가 일제히 해외 IR(기업설명회)에 나섰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 김승유 이사회 의장과 김종열 행장은 추석 연휴 직후 나란히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김 의장은 오는 29일까지 런던 홍콩 등지를 돌며 테마섹 등 주요 주주들을 직접 만날 예정이다. 김종열 행장은 IMF(국제통화기금) 연차총회를 겸해 25일까지 뉴욕 등지에서 주요 기관투자가를 만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주주들에게 지주회사 출범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마섹(9.85%) 템플턴(9.15%) 알리안츠(5.27%) JF에셋매니지먼트(5.03%) 등 주요 주주를 비롯한 하나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76.2%에 달한다. 금융계는 지주회사 출범과 관련해 외국인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도록 당부하는 '주주단속'이 IR의 주 목적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물론 현 주가(3만4100원대)가 주식매수청구가격(2만9066원)을 훨씬 웃돌고 있어 주주들이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충분한 사전정지 작업을 해놓겠다는 것이 하나은행의 복안이다. 주주의 1%만 매수청구권을 행사해도 하나은행은 이를 떠안기 위해 630억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금융계는 하나은행이 외환은행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이번 IR에서 향후 M&A(인수·합병) 계획에 대해서도 주요 주주들과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