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레이더] 고개 든 상계동 집값 높이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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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집값 상승의 무풍지대였던 서울 노원구 상계동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 6월 말 서울시의 상계·미아동 복합도시개발 발표가 기폭제로 작용하고 정부의 강북권 광역개발과 상계 3·4동 뉴타운 후보지 지정,일부 단지의 재건축 추진 등 각종 호재가 잇따르면서 집값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노원역 인근 역세권 단지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져 일부 아파트는 지난 7월 이후 두 달 만에 매매가가 4000만원 이상 뜀박질하는 등 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북권 업그레이드에 대한 정부 방침이 뒷걸음치지 않는 이상 각종 개발호재를 등에 업고 이 지역 아파트 값이 꾸준한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소형 평형 중심의 다주택자 처분물량이 연말부터 쏟아지면서 집값 상승국면에 제동을 걸 것이란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24평형 이상 급등 VS 17평형 이하 제자리
가격 상승세가 뚜렷한 곳은 노원역 주변의 24평형 이상 아파트들이다.
주공 3단지 29평형 매매가는 2억3000만원 선으로 7월 이전보다 3000만원 올랐다.
같은 단지 33평형 가격은 2억8000만원대로 4000만원 뛰었다.
6단지 내 D공인 관계자는 "복합도시 개발 발표 이후 7~8월 두 달간 매수세가 급격히 유입되면서 집값이 탄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재건축이 추진 중인 8단지 가격도 급등세다.
두 달 전 1억1000만원에 머물던 11평형 매매호가가 1억5000만원까지 오르며 주변 집값을 자극하고 있다.
이 같은 오름세와 달리 17평형 이하의 소형 일반 아파트 가격은 제자리걸음이다.
이 지역 17평형 매매가는 8500만원 안팎으로 두 달 전과 차이가 없다.
전셋값 가격변동도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이다.
◆추가 상승여력은 충분
7~8월의 상승세는 현재 숨고르기에 들어선 상태지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강북권 개발호재가 뒷받침되는 한 실수요 중심의 24평형 이상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반면 17평형 가격은 기존 다주택자들의 매도 타이밍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 연말을 분수령으로 다소 하향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7단지 G공인 관계자는 "24평형 이상의 평형은 지역 내에서 평형을 넓혀 이사가는 갈아타기 수요만으로도 가격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며 "17평형 이하는 간혹 장기 투자목적으로 매물을 찾는 투자자들을 제외하곤 매수세가 없어 소폭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의 집값 상승세를 틈타 전세를 끼고 24평형 이상의 아파트를 산 강남권 투자자들의 향후 움직임도 이 지역 집값을 가늠할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6단지 D공인 관계자는 "강남 투자자들은 매매가가 1000만원 오른 상황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현재 집값 오름세가 잠시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손을 털고 나가느냐 아니면 기다리느냐에 따라 가격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