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석달새 20%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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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1 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 가격이 급락하면서 지난 2003년 '10·29 대책' 이후 최저점을 찍었던 2003년 10월 수준에 근접하는 단지가 속속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단지들이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 6월 말 대비 20% 안팎씩 가격이 떨어지면서 올해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까먹고 있다.
◆재건축 '날개없는 추락'
대한주택공사 부설 주택도시연구원은 최근 '8·31대책의 파급효과와 부동산시장 전망'이란 보고서를 통해 내년 상반기부터 집값 하락이 본격화돼 수도권 재건축단지 가격은 20% 이상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미 20% 이상 가격이 하락한 단지들이 속출해 연구원측을 머쓱하게 만들고 있다.
일선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주공단지들은 평형별로 최고점에 비해 20% 안팎씩 하락했다.
개포주공1단지 17평형은 지난 6월 말 10억6000만원까지 호가됐지만 8억3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인근 미래21부동산 관계자는 "저점이었던 작년 말 가격이 8억원 안팎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급등분을 거의 다 까먹은 셈"이라고 말했다.
강동구 고덕주공단지도 마찬가지여서 7억원까지 치솟았던 2단지 18평형은 급매물 기준으로 5억5000만∼5억6000만원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강동구 둔촌주공3단지 31평형의 경우 7억3000만원 안팎이던 호가가 지금은 6억원 선까지 떨어졌다.
인근 효성공인 관계자는 "가격이 많이 떨어졌지만 아직 대책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매수자들은 더 떨어질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34평형도 11억원에 육박했던 가격이 8억원대 초반까지 떨어졌고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도 8억원을 훌쩍 웃돌던 호가가 지금은 7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추가 하락 계속될 듯
'급락'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조정을 받고 있지만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1가구 2주택 양도세 중과조치가 2007년부터 실시되기 때문에 그동안 눈치를 보던 이들이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상승 추세로 돌아선 금리도 대출을 끼고 재건축아파트에 투자한 사람들에겐 적잖은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대출을 이용한 투자자들이 조만간 대거 매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급매물도 거의 거래가 되지 않는 것으로 봐서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올해 올라간 만큼은 다 떨어질 때까지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