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친(親)중국 인맥(차이나 커넥션)'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물론 외국인 우수인재에는 그린카드(영구 거류증)를 발급하고 정부에서 보조금까지 제공하는 등 각종 우대 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어 등 중국 문화를 해외로 전파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중국업체의 기업인수 등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는 등 '차이나 경계론'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칭화대 경제관리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한국인 유학생 최낙섭씨.그는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장학생으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1년간 학비를 면제하고 월 1400위안(약 17만5000원)의 기본 생활비와 기숙사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최씨처럼 중국 교육부가 장학금을 주는 외국인 유학생은 지난해 6715명으로 2002년의 3배를 훨씬 웃돌 만큼 급증하고 있다. 최근 들어선 지방정부까지 외국인 유학생 장학금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상하이는 올해부터 외국인 유학생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접경 지역인 윈난성은 주변 국가에서 온 유학생들에게 연간 180만위안(2억2500만원)의 장학금을 주고 있다. 중국 정부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앞서 지난 2003년부터는 매년 거류증을 갱신할 필요가 없도록 했다. 중국 공안부가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유학기간을 만기로 하는 거류증을 발급하기 시작한 것. 중국의 이 같은 적극적인 유학생 유치 정책에 힘입어 중국으로 유학오는 외국인 학생수는 급증하는 추세다. 20여년 전 중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학생은 8000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1만명(단기연수 포함)으로 크게 늘었다. 유학생 유치 정책은 자국 유학파들을 세계 각국 정부 요직에 포진시킨 미국의 선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이란 지적이다. 인도네시아 정계에 '버클리 마피아(미국 유학파)'가 득세했던 것처럼 '차이나 커넥션'을 세계에 구축하겠다는 뜻이다. 외국 우수인재를 내국인으로 특별대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3월 중국 언론들은 199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몬델 미 컬럼비아대 교수가 베이징시 시민이 됐다고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작년 8월 그린카드제를 도입한 이후 베이징시에서만 몬델 교수를 포함한 100여명의 외국 인재가 그린카드를 발급받았다. 베이징시는 반도체 전문가 등 외국인 인재에 매년 최고 30만위안(3750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키로 했다. 베이징 시가 최근 구 정부 및 관련부서에 통지한 '고급인재 유치 장려금 관리규정'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일하는 6대 유형의 고급 인재는 현지에서 주택 및 차량 구입비나 첨단기술 기업 창업비용을 신청하면 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중국어 해외전파도 차이나 커넥션을 겨냥한 노력의 하나다. 중국 정부는 세계 각국에 중국어 교육을 위한 쿵쯔(孔子)학원을 100개 설립하는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을 시작으로 세계 16곳에 공자학원을 설립했거나 추진 중이다. 또 작년부터 중국어 교사 자원봉사 프로그램도 시작해 폴란드 그리스 등 16개국에 105명을 보냈다. 이에 따라 중국어 배우기 열풍이 확대되는 추세다. 중국어판 토플인 HSK(한어수평고시)에 응시하는 외국인은 90년대 중반 연간 2000여명에서 지난해 9만명으로 늘었고,2007년에는 연간 20만명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게 중국 교육부의 전망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