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증시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증시가 한때 선행지수 역할을 했던 미국 증시의 움직임과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우지수는 금리 인상과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최근 3일간 내림세를 보였다.


하지만 한국 증시는 4일 연속 오르며 22일 장중 1200을 뚫는 등 파죽지세다.


올 들어서도 다우지수가 3.28% 하락했지만,종합주가는 34.27%나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미국을 제외한 국가의 주가가 동조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달러화 약세로 국제자금이 미국 시장 외의 신흥시장 등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한국 시장의 유동성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이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미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볼 때 이 같은 디커플링이 추세적으로 일어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미국을 뺀 세계 증시 동조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정책(단기)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장기 금리가 안정세를 나타내고 달러화의 상대적 약세 등으로 인해 국제자금이 계속 신흥시장 등으로 몰리면서 미국과 미국 외 증시가 디커플링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올 들어 아시아 증시(일본 제외)에서만 총 210억달러어치를 순매수했고 최근 5개월째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김세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엔 중국이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미국 국채를 대거 매입하는 바람에 FRB가 정책금리를 인상해도 장기 금리가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로 인한 달러화 약세가 미국 이외 증시의 강세를 낳고 급기야 미국 증시와의 디커플링을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허재환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장·단기 금리 차이가 한국은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미국은 계속 축소되고 있는데 이는 양국의 경기 인식에 대한 차이 때문"이라며 "내수 소비지표도 미국의 소매 판매는 증가율이 둔화한 반면 한국은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현상은 아닐 듯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 확대 등으로 미국 증시와의 동조화는 예전보다 약해질지 모르지만 디커플링 현상이 본격화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지금의 상황은 한국과 미국 증시의 디커플링보다는 '미국 증시의 왕따'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미국 시장은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감과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크게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며 "이 같은 믿음이 흔들린다면 우리나라 증시도 예외없이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