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10년만에 高爐열연까지 내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포스코가 7월 일부 일반재에 이어 두 달 만인 22일 주요 제품의 가격을 또 내린 것은 예상됐던 일이나 고로재 열연까지 포함된 것은 다소 의외다. 그만큼 중국발 후폭풍이 크다는 얘기다.저가의 중국산 철강제품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고 지난 8월 중국의 최대 철강사인 바오산강철이 내수가격까지 인하하자 아시아의 철강메이저로 군림했던 한국 일본 등의 철강회사들은 대책마련에 골몰해 왔다.
중국산 영향권에서 먼 유럽과 미국의 철강가격은 감산과 재고조정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오히려 반등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시아만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거세지는 중국발 후폭풍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중국산 제품의 대량 유입이다. 국내로 수입된 중국산 제품은 올 들어 8월 말까지 지난해 전체의 430만t을 웃도는 490만t에 달했다. 중국이 철강업체를 통폐합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통상마찰을 피하기 위해 수출을 자제해 왔으나 효과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올 상반기 한·중 민관철강협의를 통해 중국강철협회에 자국 업체들의 수출자제를 요청했다"면서 "향후 수입물량 추이를 봐가면서 다시 수출자제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지난 8월 중국 바오산강철의 올 4분기 내수가격 인하는 아시아 철강가격 연쇄인하를 촉발시켰다. 바오산은 당초 예상치인 7~8%를 웃도는 8~17%나 가격을 내려 한국과 일본 철강업계도 내수판매 가격 하락 압박을 받은 것이다.
삼성증권 김경중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재고조정이 진행돼 철강가격이 반등하고 있는 반면 중국 한국 일본 등에서는 재고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도쿄제철이 가격을 내린 것도 중국과 한국산 수입물량에 대한 견제차원"이라고 해석했다.
◆10여년 만에 고로재까지 인하
주목되는 현상은 대량 수입되고 있는 중국산 일반재가 국내 고로재 열연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대목이다. 포스코가 10여년 만에 이날 일반재인 미니밀 열연강판 제품과 함께 고로재 열연강판 가격을 t당 59만5000원에서 55만원으로 인하한 것. 포스코는 어려웠던 외환위기 직후나 2001년,2002년의 세계적인 철강 불황기에도 고로재 열연강판의 기준가격을 내린 적이 없다.
포스코 관계자는 "저가 중국산 일반재가 수입돼 재고가 쌓이자 고로재 열연강판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시황이 악화되고 있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올 들어 국제 철강시장은 고로재의 경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고 그동안 세계 철강업체들이 감산하면서 가격을 반등시키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는 중국산 철강 수입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이번에 고로재 열연강판 가격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지난 7월 중국산 물량에 따른 일반재의 추가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올해 30만t을 감산키로 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한편 포스코는 중소기업이 많이 사용하는 전기아연도강판,무방향성 전기강판의 가격인하폭을 각각 5만5000원과 7만원으로 크게 확대함으로써 중소기업의 경쟁력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