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을 계기로 재테크 시장이 사실상 연말 장세에 들어간다. 경우에 따라서는 올 한 해 재테크 수익률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가장 관심이 큰 주가는 단기적인 조정은 있을 수 있으나,추세적으로는 상승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기업들의 현금 보유와 유상증자 비용 등을 감안하면 주식 공급이 쉽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펀드와 연금을 중심으로 미국식 자산 운용 패턴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주식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리 움직임도 주목된다. 이미 시장금리는 상승 국면에 진입해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대출금리에 이어 예금금리까지 조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말까지 콜금리도 한두 차례 정도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연말로 다가갈수록 정유사를 비롯한 기업들의 결제 물량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완만한 상승세가 예상된다. 주목해야 할 것은 매년 연말 장에 환율의 변동폭이 커지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들은 환위험 관리에 특별히 신경써야 한다는 점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8·31 대책의 효과에 대해서는 엇갈리고 있으나,부동산은 최소한 큰 폭의 상승은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오히려 8·31 대책이 국회를 통과하는 시점 이후 본격적으로 매물이 나오면서 가격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따라서 연말까지 예상되는 재테크 변수들의 움직임을 놓고 볼 때 지난해 연말 장세에 부동산처럼 시중자금을 확실하게 끌어들일 만한 재테크 수단은 보이지 않는다.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쉽게 풀릴 가능성이 적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적립식 상품을 비롯한 주식형 상품에 대한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다른 재테크 수단에 비해 주식이 상대적으로 유망해 보이고,'장기 적립식 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이라는 의외의 정책 호재가 있을 경우 주가가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의 상품에는 많은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만큼 예금은 만기가 짧은 금리연동형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반면,대출의 경우 고정금리로 갈아탈 것인가를 놓고 고민이 많아질 것이다. 홍영란 국민은행 서강지점장은 "시장금리가 올라가면서 고정금리로 갈아탈 것을 권유하는 사람들이 있으나,현 여건 아래에서는 쉽지 않다"며 "중도 해약 수수료를 감안하면 국고채 수익률이 연 5.5%가 돼야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라며 신중히 결정할 것을 당부했다. 아무래도 올해 말까지 고민이 가장 많은 분야는 부동산 시장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앞으로 부동산 투자 방식에는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대표는 "8·31 대책을 계기로 시세차익형 투자 방식의 매력은 크게 줄어들었다"며 "앞으로 부동산 투자도 수익형 투자 방식이 크게 부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올해 말까지 원·달러 환율의 완만한 상승세가 예상되는 만큼 해외에 송금하거나 수입 결제에 필요한 달러는 가능한 한 빨리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환위험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은 사내선물환,중소기업은 환율변동보험제를 적극 활용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