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를 앞두고 있는 쌍용양회의 대주주인 일본 태평양시멘트가 지난 9일부터 20일까지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보통주 955만주(2.84%)를 장내 매수,지분율을 26.46%로 늘려 주목된다.


현재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쌍용양회는 워크아웃 조기 졸업을 위해 10월 중 8 대 1 감자(자본금을 줄임)를 단행할 예정이다.


조흥은행 등 채권단은 보유 중인 지분 46%를 매각할 때 태평양시멘트에 우선 매수청구권을 부여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M&A(인수합병) 차원에서 굳이 지분을 추가 확보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증권사들은 태평양시멘트의 지분 매집 배경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


첫 번째는 쌍용양회를 값싸게 인수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금 싼 가격에 시장에서 가급적 많은 지분을 확보해 놓으면 향후 지분 인수 협상을 벌일 때 채권단 보유지분 전체가 아니라 일부만을 인수해도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되고 그만큼 유리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으로서는 블록세일 방식의 전체 지분 매각을 실시할 것이며 분할 매각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두 번째는 대부분의 일본 기업처럼 3월 결산법인인 태평양시멘트가 9월 말 반기 결산을 앞두고 투자 자산인 쌍용양회 주가 관리에 들어갔다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쌍용양회 주가는 대주주측의 주식 매입이 이뤄지기 직전인 지난 8일 2100원에서 22일 2075원으로 오히려 하락한 상태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