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개인이 기존 주택을 살 때 내는 거래세율(취득·등록세)이 추가 인하될 예정인 가운데 주택거래신고지역 내 아파트 구입을 내년으로 미루려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25일 서울 강남권 일선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실수요자가 아파트 구입시기를 정부의 거래세 인하조치가 시행되는 내년 이후로 미루면서 아파트 거래가 중단되다시피 하고 있다. 아파트 값이 추가 하락할 소지가 큰 데다 내년부터는 거래세율(교육·농어촌특별세 포함)도 현행 4%에서 2.85%로 낮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취득·등록세를 실거래가로 내야 하는 신고지역에서 4억원짜리 기존 아파트를 매입했다고 가정하면 올해는 거래세로 1600만원을 납부해야 하지만 내년에는 1140만원만 내면 돼 460만원이나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D공인 관계자는 "아파트값이 오를 여지가 적은데 굳이 세금을 수백만원씩 더 내면서 올해 안에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이 있겠느냐"며 "이런 이유 때문에 강남권 중개업소는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라고 말했다. 일선 중개업소들은 특히 올 연말부터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가 일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등록세는 주택의 소유권 등기가 이전되는 시점에 내고 취득세는 잔금을 지급한 뒤 해당 지자체에 납부해야 한다. 따라서 올해 말 주택구입 계약을 맺었더라도 등기이전과 잔급납부가 내년에 끝나면 인하된 거래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비(非)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선 이왕이면 올해 안에 사두려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부터 과표가 공시가격(아파트는 기준시가)에서 실거래가로 바뀌면서 세율이 낮아지더라도 실제 내는 세금이 되레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수에는 여전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형 삼성생명 FP센터 부동산팀장은 "최근 들어 비신고지역 아파트는 대세 상승기에도 오르지 못하고 하락기에는 덩달아 약세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재테크와 실수요를 겸하고 싶다면 매수 대상 선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규 분양 아파트의 경우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 여부에 관계 없이 이미 실거래가(분양가)를 기준으로 취득·등록세를 내는 데다 법인 간 거래라는 이유로 이번 세율 인하혜택도 받을 수 없어 지금처럼 분양가의 4.6%를 취득·등록세로 납부해야 한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