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성장잠재력 추락을 우려하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지난해 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고령화에 따른 저성장 시대 도래를 예고한데 이어 한국은행도 25일 "고령화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011년 이후에는 3%대로 떨어진 뒤,2040년 이후에는 1%대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우수 인적자본 육성 등을 통한 총요소생산성(생산성 증가분에서 노동 및 자본 등 요소투입 증가분에 따른 것을 제외한 부분) 향상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인적자본 정체시 5년후 성장률 1%대 진입 한은은 이날 '고령화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서 고령화가 현 추세대로 지속될 경우 평균 성장률이 △2011~2020년 3.43% △2021~2030년 3.33% △ 2031~2040년 2.64% △2041~2050년 1.45%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인적자본의 질이 2001년 수준에서 정체될 경우 성장률은 2011년 이후 1%대로 급락한 뒤 2041년 이후에는 0%대로 진입할 것이란 경고도 곁들였다. 이에 앞서 KDI도 '인구고령화와 잠재성장률'이란 보고서에서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1.5%를 유지하고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수)이 2003년과 같은 1.19명 수준이라고 가정할 경우,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20년대 2.91%,2030년대 1.6%로 하락한 뒤 2040년대에는 0.7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야 한은은 고령화로 인한 성장률 둔화를 막기 위해서는 해외 노동인력 유입이나 경제활동참가율 제고,정년연장 등을 고려할 수 있으나 이런 방안들은 성장률 향상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올해 5월 현재 내국인 취업자의 1.5%를 차지하는 해외노동인력이 앞으로 3%수준으로 늘더라도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들이 단순노동직종에 투입되고 있어 2050년까지 평균 성장률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이다.또 여성인력 활용 확대로 경제활동참가율이 5%포인트,10%포인트씩 각각 상승하더라도 전체 기간의 평균 성장률은 고작 0.3~0.4%포인트 높아지는 데 그친다고 분석했다.아울러 근로자의 정년을 3~5년 늘려 선진국 수준인 60~65세로 상향조정하는 경우에도 전체기간의 성장률 제고 효과는 불과 0.1%포인트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반면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1990년대의 연평균 2.0%에서 분석기간중(2006~2050년) 2.5%로 0.5%포인트 확대될 경우 전체 평균 성장률이 0.3~0.6%포인트 높아지는 등 다른 방안에 비해 성장률 제고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추정했다. 김기호 한은 금융경제연구원 과장은 "근로자 정년연장 같은 양적성장 전략 보다는 기술 및 연구개발 투자 활성화,우수한 인적자본 육성 등을 통해 총요소생산성을 제고하는 질적 성장 전략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