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 주말 엔화와 유로 홍콩달러화 등 비(非)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의 하루 환율 변동폭을 상하 1.5%에서 3%로 확대한 데 따라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원·위안화 환율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관측은 원화가 이번에 변동폭이 확대된 엔화 등과 함께 중국의 환율을 결정하는 복수통화 바스켓을 구성하는 11개 통화 중 하나인 데다 지난 19일부터 중국 국내외 상업 은행들이 상하이 등 일부 지역에서 원화를 위안화로 바꿔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원·위안화 환율은 이번 조치로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우리은행 김범수 베이징지점장은 "이번 위안화 환율 변동폭 확대는 기본적으로 상하이 외환시장에 적용되는 조치인데 현재 달러·엔·유로·홍콩달러 등 4개 통화만 이 시장에서 위안화와 직접 거래되고 있어 원화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행 등 상업 은행들이 내·외국인 개인을 상대로 원화를 위안화로 바꿔주는 과정에서 적용하는 원·위안화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의 중국합작 법인인 칭다오국제은행 정성재 행장은 "원·위안화 환율은 하나은행 본점의 고시 환율을 그대로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원·위안 환율은 두 통화의 거래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달러·위안 환율에다 달러·원 환율을 연계해 정한다는 얘기다. 인민은행이 이번 조치에서 민영 은행들에 현장에서 적용하는 비달러화와의 환율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도 원·위안 환율 변동성을 확대하는 쪽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또 위안화에 대한 엔과 유로화 환율 역시 통상적인 수급관계가 아니라 위안화와 달러화의 환율을 기초로 달러·엔,달러·유로 환율과 연계돼 정해지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위안화 절상 여지만 넓혔을 뿐 실제 절상 효과는 거의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미국 워싱턴에서 23일(현지시간) 열린 선진 7개국(G7) 중앙은행 총재 및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은 "이번 위안화 환율변동폭 확대와 위안·달러 환율과는 연결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이번 조치가 중국이 위안화 추가 절상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시켜 준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저우 인민은행장은 미 경제잡지 이머징마켓과의 인터뷰에서 "환율 변동에 중국의 대미 무역수지를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중국이 다른 나라들과의 무역수지 균형을 이루려면 환율 조정을 허용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점진적인 절상을 용인할 것임을 시사했다. G7 중앙은행 총재 및 재무장관 회의에서 "중국의 환율 개혁을 환영한다"는 성명을 낸 것은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게 세계 금융시장의 분석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