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의 무장세력 하마스가 이스라엘 마을에 로켓포 공격을 가한데 대해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대한 무제한 공격을 지시하는 등 중동지역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중동지역은 38년만에 이스라엘군과 유대인 정착민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해 한때 평화정착의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최근 다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 충돌이 잦아지고 있어 상황이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스라엘군은 25일 가자지구 외곽에서 차량 1대를 공습했으며 이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지하드 민병대의 지도자 모하메드 칼릴과 동료대원 등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팔레스타인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군은 24일 밤부터 25일 새벽 사이 요르단강서안에서 대대적 수색작전을 펼쳐 하마스와 이슬람지하드 등 무장단체 활동 용의자 207명을 체포했다. 또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무기 저장시설 3곳과 학교 한 곳도 공습해 최소 1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전날 이스라엘 안보내각이 '장기적' 공격을 승인한데 이어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대해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무제한' 공격을 지시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지난 23일 가자지구로부터 이스라엘 남부 스데로트 마을에 40발 가까운 로켓포를 쏜데 대한 보복으로 이번 공세를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집회에서 이스라엘이 개입된 폭발사고로 15명이 사망해 로켓포로 보복했다고 주장했으나 이스라엘은 개입을 부인했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하마스의 폭발물 취급 부주의에 의한 인명사고였다고 비난했다. 하마스는 이날 로켓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으나 이스라엘은 실제로 로켓 공격이 중단될 때까지 공습을 멈추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다. 또 지하드는 이스라엘과의 휴전합의를 존중하지 않고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유혈사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정치권이 모두 부담을 안게 됐다. 샤론 총리는 가자지구 정착촌 철수에 반대해온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와의 리쿠드당 당권 경쟁에서 입지가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무장 세력 단속을 강화하라는 압력에 직변하게 됐다. 팔레스타인 의회는 압바스 수반과 내각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26일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폭력사태로 연기했다. 사에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 평화 협상 대표는 조지 부시 대통령을 향해 이번 분쟁사태를 가라앉혀 7개월째 이어온 휴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예루살렘 AP.AFP=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