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농촌의 블루오션‥안종운 <농업기반공사 사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안종운 < 농업기반공사 사장 ajw@karico.co.kr >
최근 기업들 사이에 블루오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기존 시장에서 경쟁하는 레드오션에서 벗어나 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시장 공간인 블루오션을 창출함으로써 기업경영을 혁신하자는 블루오션 전략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인들에게 새로운 복음처럼 들린다.
그럼 이와 같은 블루오션 전략이 농업과 농촌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블루오션 전략의 핵심은 '고객의 가치 창조'라는 전략을 통해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의 농업과 농촌은 거센 개방화의 물결 속에서 생존 방안에 주력하다 보니 가지고 있는 많은 잠재적인 가치에 관심을 갖고 이를 고객과 연결하는 데는 소홀했다.
농촌이 가지고 있는 쾌적함과 경관적 가치,친환경적인 농산물,수천년을 이어온 문화유산,신화와 전설,특산물 등의 향토자원,불교와 유교적 전통 등 다양한 유·무형 가치들이 무시되거나 간과되어 온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가치들에 대해 전략적 관점을 가지고 혁신을 이룬다면 농업과 농촌에서도 많은 블루오션이 창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경쟁자들을 상대로 점유율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의 모 할인점은 신선하고 친환경적인 농산물을 적기에 적정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가치혁신을 통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바닷가에 흔하게 있는 진흙을 이용해 국제적인 축제를 만들어가는 지자체가 있는가 하면 최근에는 한류 열풍을 타고 경관 자원을 활용한 드라마 촬영지로써 국제적인 관광지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지역도 있다.
IT 기술과 주5일 근무제 등의 사회적 트렌드를 활용,사이버 팜이나 체험마을 등으로 가치혁신을 이뤄 농업인과 도시민을 위한 가치혁신에 성공한 마을들도 등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는 게임 산업,드라마 산업 등에 우리 농촌의 판타지를 가미하여 새로운 신화와 전설을 만들어낸다면 어떨까? IT와 문화,전통과 신화,경관 등이 어우러져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혁신한다면 더 넓은 푸른 바다가 열리지 않을까?
고령화와 인구의 과소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이지만 꿈과 희망을 가지고 우리의 농업과 농촌에 산재해 있는 잠재적인 가치들이 새롭게 혁신을 이룬다면 블루오션의 푸른 바다는 멀지 않은 곳에서 열릴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