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전문기업인 후지제록스프린터스에 한국시장은 엘도라도(El Dorado)다. 남아메리카의 아마존 강변은 아니지만 한국은 분명 '황금'시장이라고 할 만한 실적을 안겨주었다. 실적을 보면 한국후지제록스프린터스의 매출은 지난 2003년 18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388억원으로 두배 이상 컸다. 전년대비 216%라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다. 한국시장은 후지제록스프린터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매출 성장 기여도면에서 단연 1위다. 지난해의 경우 성장기여도는 무려 28%. 호주와 중국까지 제쳤다. 한국시장 성장 덕분에 아시아지역 매출도 전년보다 113%나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아시아 지역성장폭은 후지제록스프린터스 25년 역사상 가장 큰 것이다. 한국후지제록스프린터스의 약진이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후지제록스프린터스가 이처럼 아시아태평양 전역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것은 2003년부터 나라별로 조직을 통합해 영업극대화를 이룬 것이 계기가 됐다. 후지제록스프린터스는 2004년 11월 출범했다. 미국 제록스 내에서 기업용 전문 컬러 레이저프린터를 관장하던 후지제록스페이저프린팅코리아와 일본 후지 제록스의 100% 출자 회사인 한국후지제록스의 프린터 사업부 조직을 통합했다. 후지제록스프린터스의 출범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공급라인 일원화와 제품라인 다양화는 가장 큰 성과였다. 그동안 같은 제록스 그룹 내에서 서로 다른 조직을 통해 제조되고 판매되던 프린터 제품의 공급라인이 일원화됐다. 또 고성능 기업용 컬러 프린터에서 저가형 컬러 프린터 및 흑백 레이저 프린터에 이르는 제품라인도 더욱더 짜임새있게 정비됐다. 이를 통해 프린터 전문업체라는 명성을 재정립했다. 판매망과 서비스망은 자연스레 강화됐다. 이 회사는 이 같은 변화가 결국 획기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직통합을 계기로 후지제록스프린터스는 올해 초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힘도 과시했다. 흑백 레이저 프린터 가격대인 60만원대로 저가형 컬러 레이저 프린터인 '다큐프린트C525A'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여기에다 보상판매도 내거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을 병행했다. 이 제품은 출시 한달여 만에 600여대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현재 컬러 레이저 프린터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2007년까지 한국 프린터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올초 기록한 4%대보다 6%포인트 높은 목표치다. 프린터 업계 순위에서도 현재 6위권에서 3년 내에 3위권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후지제록스프린터스는 현재 총 17명의 작은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400여개의 유통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프린터 사업 통합을 계기로 채널수를 더욱 늘리는 등 활발한 마케팅기획과 영업기획을 추진하고 있다. 또 핵심적인 부문은 본사 직원들이 수행하고 홍보,물류관리,홈페이지 운영 등 전문성이 필요하면서도 아웃 소싱이 가능한 부문은 파트너사와의 전략적 협조관계를 구축해 수행하고 있다. 후지제록스프린터스는 시장확대를 위해 국내 프린터 업계 최초로 보험업계 시장을 개척,현대해상 삼성생명 SK생명 신한생명 푸르덴셜 생명 ING생명 등 국내외 유수의 보험사에 지속적으로 프린터를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마트 까르푸 같은 대형 전문 할인매장과 대학교,디자인 회사 등 컬러문서 수요가 많은 다양한 업계를 적극적으로 개척,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후지제록스프린터스 황유천 사장은 "한국 지사가 눈부신 성장을 거둔 것은 성공적인 조직 통합과 훌륭한 제품이 결합한 결과"라며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유통망을 넓혀 많은 고객이 좋은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혁신을 지속적으로 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