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5:24
수정2006.04.03 05:25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최근 금리를 다시 0.25%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한ㆍ미 간의 정책금리 역전 폭이 0.5%로 확대되면서 다음달에 있을 한국은행의 콜금리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저금리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혹은 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득실을 고려하면 한국은행은 이제 금리인상을 적극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이유는 먼저 한ㆍ미 간의 금리역전 폭이 확대되면서 자본유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책금리가 높아지면서 최근 채권투자자금의 이동에 영향을 주는 미국의 장기금리까지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적으로 정책금리를 높일 경우 앞으로는 단기정책금리는 물론 장기금리까지도 역전 폭이 더욱 확대되면서 자본유출이 본격화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한ㆍ미 간의 금리차이가 커질 경우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유출도 문제가 된다.
실제로 외국인 채권투자의 경우 국내시장에서 비중이 낮아 비록 유출된다고 해도 그 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경우 그 비중이 43%에 달해 유출될 경우 우리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유출되는 경우 주가가 폭락하는 것은 물론 환율이 크게 높아지면서 경제가 불안정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환율이 상승할 경우 자본유출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도 대비해야 한다.
미국 금리가 상승하고 유가가 높아지는 경우 우리 수출 역시 크게 감소하면서 환율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미 수출은 최근 감소추세를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도 그동안의 저금리로 인한 부작용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먼저 저금리로 인한 과잉 유동성은 부동산 버블을 만들었고 이는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것은 물론 우리 통화가치를 크게 하락시켰다.
지금 비록 소비자 물가지수가 3%대에서 안정돼 있지만 실제로 우리 통화가치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감안할 때 크게 떨어져 있다.
정부는 조세정책으로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하지만 큰 폭으로 오른 부동산 가격을 조세정책만으로 안정시키기는 어렵다.
과다한 유동성이 존재하는 한 부동산과 같은 실물가격은 결국 오르게 되고 금리를 높이지 않고는 이를 안정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다 유동성이 부동산 가격버블 이외에 또 다른 버블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주식으로 유동성이 몰리게 되면 주가버블이 형성된다.
이러한 버블의 붕괴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을 금리인상을 통해 서서히 흡수하는 것은 경제의 장래를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점차적으로 금리를 높여 가계대출을 줄여나가도록 유도해야 할 필요도 있다.
그동안 제 기능을 하지 못했던 금리정책을 정책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도 금리인상은 고려돼야 한다.
유가가 오르면서 지금 우리 통화당국은 환율정책 운용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물가를 고려하면 환율을 올리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환율을 내리자니 수출감소가 우려되는 것이다.
이런 시기에 한국은행이 금리정책을 경기정책 수단으로 확보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금리를 소폭 높여 금리정책을 신축적으로 운용할 때 한국은행은 과잉유동성을 흡수하는 동시에 갑작스러운 외부충격에 대비해 금리정책을 정책수단으로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은 서민들의 금리부담을 늘리는 등 그 부작용도 물론 있다.
그러나 미국이 계속 금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저금리정책을 유지하는 비용을 고려하면 금리를 소폭 인상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한국은행의 바람직한 정책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