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세시장에서도 차별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서울의 인기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가 평당 1000만원을 넘는 아파트가 늘어나고 있다. 인기 주거지역의 전셋값 불안은 향후 집값 불안의 원인이 될 수도 있어 정책 당국자들은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향후 전셋값 변동에 대한 부동산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게 나오고 있다. ◆서울 아파트 1%가 평당 1000만원 넘어 부동산정보 제공업체인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지난 1월 말까지만 해도 서울시 내에서 전셋값이 평당 1000만원을 넘는 아파트는 8392가구에 불과했다. 이는 서울 전체 가구 수의 0.8%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지만 8월 이후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지난 21일 기준으로 평당 1000만원 이상 전세 아파트는 80% 늘어난 1만5080가구를 기록했다. 서울 전체 아파트 가구 수의 1%를 상회하는 수치다. 평당 1000만원 이상 전세 아파트의 분포도를 구별로 보면 강남구가 1만555가구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서초구 3407가구,용산구 1110가구,영등포구 8가구 등의 순이었다. 서울을 제외하면 성남시에서 분당신도시 파크뷰 15가구의 전셋값이 유일하게 평당 1000만원을 넘었다. 평당 전셋값이 가장 비싼 곳은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24평형(평당 1694만원)이었다. 그 뒤를 강남구 논현동 동양파라곤 90평형(1667만원),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73평형(1644만원) 등이 이었다. 이처럼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강남권 전세가가 강북권 매매값을 웃도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 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평균 평당 매매가가 1000만원을 넘지 못하는 곳이 절반 이상인 13개구다. 또 서울시 내에서 매매가가 평당 1000만원 이하인 곳이 전체의 54.5%(약 60만가구) 정도다. ◆예년과 다른 전셋값 흐름 강남권 전세시장은 한여름과 한겨울이 성수기이고 봄과 가을이 비수기다. 방학에 맞춰 학군 이주 수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과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겨울과 올 여름 잠잠했던 전셋값이 가을 들어 5000만원 안팎 급등했다. 이로 인해 지난 2년 동안 잠잠했던 전셋값이 상승 추세로 급반전하고 있다. 2000년 11.3%,2001년 22.1%,2002년 12.8% 급등했던 전셋값은 2003년과 2004년엔 각각 1.25%,3.63% 하락했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전셋값 급등 원인으로 8·31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매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돌아선 점을 꼽았다. 따라서 본격적인 비수기인 10월과 11월의 전셋값 움직임이 향후 전세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일선 중개업소들은 보고 있다. 향후 전셋값 움직임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곽창석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전반적인 수급 상황이 아니라 재건축 이주와 기업 이전 등 개별 요인에 의해 국지적인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며 "아파트뿐만 아니라 그동안 오피스텔 주상복합아파트 등이 대거 공급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셋값은 조만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인기 주거지역에서의 전세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반면 공급은 당장 늘릴 수 없어 전세시장의 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