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명품팀 박정식 과장은 올 2월 9박10일 일정으로 남미의 페루를 방문했다.


유럽지역 명품브랜드 유치를 담당하고 있는 그가 정반대 지역인 남미 페루에 간 까닭은 페루산 '알파카'털로 자체상품을 만들기 위해서.


낙타과 동물인 알파카의 털은 아르마니 페라가모 등 명품업체들이 고급 겨울의류를 만들 때 많이 사용하는 소재다.


박 과장이 현지 '잉카그룹'과 계약을 맺은 지 7개월이 지난 현재 알파카 의류는 현대백화점 브랜드로 국내에 판매되고 있다.


백화점들이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즐겨 사용하는 원단으로 PB(자체상표)제품을 만드는 등 실속 상품을 해외에서 발굴,기획행사에 내놓고 있다.


고가 명품을 갖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소비자들을 위해 해외에서 제품을 기획해 들여오고 있는 것.이들 제품은 명품처럼 희소성이 있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게 특징이다.


현대백화점이 페루 잉카그룹과 계약해 들여온 '알파카' 소재의 니트 가격은 평균 15만원 선,코트는 34만원 선이다. 박 과장은 "기존 명품 브랜드에 비해 가격이 3분의1 수준으로 저렴해 하루 평균 20벌 500만원어치가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는 시장반응이 좋자 10월엔 무역센터점에서도 알파카 기획행사를 열 계획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국내에 덜 알려진 유럽의 유명 의류,액세서리를 발굴해 선보이는 기획행사를 열고 있다. 이달 초 '이태리 감성 제안전'을 통해 이탈리아 여성브랜드 '나라까미체'를 선보인 데 이어 26∼30일 벨기에 멀티 브랜드 '쿤(Coon)'의 '유럽 스타일 제안전'을 연다.


갤러리아측은 비슷한 명품브랜드에 품질이 뒤지지 않으면서 가격은 최대 절반 정도까지 저렴해 희소가치를 중시하는 패션 리더들이 즐겨 찾는다고 설명했다.


황상연 명품관웨스트 바이어는 "명품 고객들은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지만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상품에 상당한 관심을 보인다"며 "유럽을 방문하면 기획행사용 브랜드를 발굴하는 데 꼭 시간을 할애한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내년 초 불가리아 전통 디자인과 색감을 지닌 '오나롤라'라는 액세서리 브랜드 기획전을 준비 중이다.


곤충 꽃 등을 소재로 한 빨강 초록 등 강렬한 색상의 목걸이 귀걸이 반지 등이 4만~9만원대에 나와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를 얻을 것으로 롯데측은 기대하고 있다.


최윤각 액세서리담당 바이어는 "웬만한 해외브랜드를 다 갖추고 있지만 좀더 색다른 제품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기획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